혼자 돌아 오는 길
아무리 넓은 바다라고 해도 뱃길은 따로 있다. 반드시 하나의 노를 저어서 돌아 오는 길이다. 어부가잡은 물고기는 조만간에 죽어서 다시 바다로 돌아 갈 것을 알고 있다. 어느 어부는 바다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나도 한 동안 그들을 기다리는 여자처럼 ..
18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10|2007-07-20
귀가 심심하고 입이 근질근질..
귀가 심심하고 입도 근질근질하고 원래 백수는 그런 게 당연하다. 이래 저래 오라는 데나 갈 데는 이 궁리 저 궁리해도 핑계거리 만들고 뭐 이런 이유도 달아서 가 볼데라면 그저 가도 말없는 곳이 제격이다. 그런데 이 심심함이 바람 막 불고 비도 오..
18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93|2007-07-11
너! 목졸라 죽은 나비 봤어..
너! 목졸라 죽은 나비 봤어? 아니..나비가 목이 있어? 목이 없는데 어떻게 숨쉬냐? 목이 있는 나비가 있어? 목이 없어도 폐로 숨쉬더라... 뭐? 무슨 폐가 있어? 무슨 나비가 ? 그러니까 살았던거야. 에이~~ 그짓말~~~ 나는 봤어! 진..
18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03|2007-07-06
청천벽력
내 이럴 줄 알았다. 오랫동안 아프면 그냥 견디다가 결국 고질적으로 눌러 앉아 버리는 것은 그래야 아픈 것도 덜 아프고 견딜 만 하기도 하다. 무슨 특별한 증세가 있어야 병원에 가서 하소연이라도 하지 딱히 꼬집어 늘 배가 아파요.. 머리가 가끔 꼬집듯이 아..
18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70|2007-07-01
문간방에서 세들어 사는 식구..
후후... 이놈들 분명히 에미 에비 기다리고 있는 눈치다. 먼 하늘에서 논 밭에 있는 해충을 잡아먹는 제비들인데 이 제비가 이 맘때는 꼭 사람사는 집에 그것도 드나드는 문지방위나 처마밑에 마치 세 들어 한 계절을 지낸다. 흔히 볼 수 있었던 풍경이었는 데 ..
17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46|2007-06-26
장마철에 백수는 뭐하나..
아무래도 불편 할 것 같다. 가령 어디를 가도 내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어서오라고 모셔 간다고 해도 나는 얼른 도망갈 것 같다. 이래저래 어설픈 게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가령 나의 차를 끌고 한차례 드리이브를 간다고 해도 나의 얼굴을 ..
17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962|2007-06-22
어느 이혼한 목사님 편지
제 부모님은 옆 동네가 고향이시니 참 가까이 사십니다.아무때나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거리이죠.그런데 이런 사실도 이혼 후에야 깨달았습니다.그러니까 처가집은 너무 멀어 명절때는 일찍 출발해야 되는데,명절엔 아들보다 며느리가 더욱 역할이 커지는 때이니.어디 마음대로 미리 ..
177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747|2007-06-17
그래도 남 사생활이 젤 궁금..
정신이 온전 할려면 집안이 조용하던가, 아니면 가족이 정신을 차리던가 해야 된다. 아침마다 세 마리의 새끼 고양이는 엄마 찾아 와! 빨리?처럼 울어대지. 원래부터 고양이라하면 질색인 강아지들은 눈꼴 시린가 으르렁 거리고, 뒷뜰에 사는 참새가 한 사십마리가 지붕이 ..
176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74|2007-06-09
나는 입이 너무 너무 가벼운..
얼떨결에 도둑 고양이가 급한 나머지 울집 헛청에 새끼 세마리를 낳은 것을 난 몰랐다. 그것도 나를 포함하여 아들도 딸도 몰랐다. 왜 밤마다 순님이 하고 둥이가 끙끙대며 개줄이 끊어질 정도로 몸부림치는 줄 나는 정말 몰랐다. 남편은 생선뼈를 고르고 또 고른다. ..
17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62|2007-05-28
엄마! 내가 왕따래...
밥두 잘먹는 아들이 반찬두 투정을 잘할 줄 모르는 아들이 밥을 잘 못 먹는다. 그렇게 몇칠 무엇인가 고민하더니 나에게 학교를 안가고 싶다고 했다. 난 더이상질문을 하지 않았다. 아마 내가 그때 써준 편지때문인가... 평준화이니 특기적성이니 그런 말들..
17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28|2007-05-13
전 남편을 두둘겨 패는 아내..
분명히 내가 식당을 알바 나간 후세탁기 돌리고그 시간중에식탁위에 널브러진 밥그릇이며 숟가락을 담군 것을 룰루랄라 설겆이를 하다가 순님이 밥 줄려고 나가다가문득 울 동네 들어오는 모퉁이 뙤기 밭에 미리 점찍은 달래며 풍년대며 노랗게 핀 장다리들이 생각나서부리나케 빨래를 ..
17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049|2007-04-28
미친년 소리들으면 뭐 어때?
여성이기에 몰라도 된다고 애써 외면했던 \'프로의식\', 어릴 때부터 남자 잘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자라면서 잃어버린 정체성, 폐경이 되면 여자로서의 삶은 끝났다는 등. 대다수 여성이 \'통념과 나이\'의 공식에 길들여져 살고 있는 모습을 낱낱이 해부한 담론..
17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3,702|2007-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