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온전 할려면 집안이 조용하던가, 아니면 가족이 정신을 차리던가 해야 된다. 아침마다 세 마리의 새끼 고양이는 엄마 찾아 와! 빨리?처럼 울어대지. 원래부터 고양이라하면 질색인 강아지들은 눈꼴 시린가 으르렁 거리고, 뒷뜰에 사는 참새가 한 사십마리가 지붕이 들썩들썩하게 수다를 떨면 이게 사람사는 집이냐? 나는 볼멘 소리를 남편 귀에 대고 박박 바가지 긁어대니. 나보고 되레 조용하란다. 디게 씨끄럽다나... 도대체 주인보고 씨끄럽다니. 조용히 할 수 밖에. 아침 여섯시 오분인가 육분되면 이젠 또 제비부부가 수다를 떤다. 알을 깬건지 몇마리 낳은 건지 들려다 볼려다가 의자가 넘어지는데 그만 울 아들 엉덩방아찢고. 내가 올라가 보니 키가 모자라도 한 참 모자르고. 꼬물꼬물 뭔 소리는 들리는 것 같고. 지네들끼리 암호를 주고받는 제비들은 영낙없이 물 찬 제비다. 제비집을 보니 아무리 내가 잘나가는 목수라 해도 그렇게 나무며 흙이며 진흙을 덧입혀 오밀조밀 지은 것을 보니 친환경적으로 잘 지은 집이다. 흠 탐이 난다. 나... 옆에서 듣던 남편이 또 쬐려본다. 또 뒤적거릴려면 나한테 혼 날 줄 알어? 언젠가 새둥지를 보고 올려다보면서 집이 궁금하다고 올라갔는데. 가지가 분질러져 떨어지는 바람에 놀란적이 있던터라 더욱 으름장이다. " 자기야..자기가 알이 깼나 안깻나 한 번 올라가 봐?" " 니는 남 사생활이 그렇게 궁금하냐?" 남편은 제비가 남이다. 그것도 남남이다. 별로 가깝지 이웃사촌처럼 대하란다. 그럼 새끼고양이도 남이구 집나가서 안돌아오는 에미도 남이네? 했더니 그려 니가 낳냐? 고양이를? 한 일주일 밥주고 잘 놀다가 집 나가도 아무렇지 않은 건디... 왜? 인제 조금 크면 묶어서 키워야지? 안 그래? 으이그..이 곰퉁아? 어느집이 고양이를 묶어서 키우냐? 그것도 세마릴? 그러네...개나 소는 묶어놓고 가둬놓고 키우는데. 고양이는 안그러네.... 헤헤 그래도 저 제비집좀 보고 싶다. 나는 그게 젤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