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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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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이 너무 너무 가벼운가봐....


BY 천정자 2007-05-28

 

얼떨결에 도둑 고양이가 급한 나머지 울집 헛청에 새끼 세마리를 낳은 것을 난 몰랐다.

그것도 나를 포함하여 아들도 딸도 몰랐다.

왜 밤마다 순님이 하고 둥이가 끙끙대며 개줄이 끊어질 정도로 몸부림치는 줄 나는 정말 몰랐다.

 

남편은 생선뼈를 고르고 또 고른다.

누굴 줄려고? 순님이? 아니면 둥이? 했더니

나를 따라 오란다.

 

줄래 줄래 남편을 따라 가보니

세상에 꼬물 꼬물 새끼 고양이가 한데 머리를 여기 저기 쳐박아 놓고

눈도 꼭 감고 있는데 몇마리인가 보니 세마리다.

어미를 닮았다. 털도 갈색빛이다.

암고양이는 남편을 보고 한 마디 한다.

니이야옹~~~

 

날 보니 얼른 꼬리를 바짝 세운다.

세상에 세상에 언제 우리집에서 새끼를 난 거야?

당신이 그동안 키운거야? 물었더니

아니! 언제보니까 이 고양이가 왔다갔다 하는데 낌새가 이상하더라구.

그래서 지켜봤더니 그 새 새끼를 낳더라구...

애덜에게 들키면 이 고양이는 또 어디로 튈지 모르니께 애들에게 당분간은 암말 하지 말라구?

왜?

민감하쟎어..원래 에미는 산후조리를 잘해줘야 되는 겨..

하긴 남편 말도 일리가 있다.

 

큰 아이 낳았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엄마에 초보 주부에 철딱서니였다.

물론 지금도 그 때의 그 철을 아직 벗어나지 못햇지만.

배냇저고리. 기저귀. 밥이며 뭐든 남편은 척척 해대었다.

그래서 나는 울 시어머니도 울 친정어머니도 나에게 산후조리를 모두 남편이 하는 바람에

별로 할 일이 없었을 게다.

 

보아하니 이고양이도 첫 배인가 보다.

남편은 수시로 미역국을 데펴서 조금씩 나눠주곤 새끼들이 이제 눈을 떳다? 에미를 찾는 가 보다등

별 별행동들을 다 알려주었다.

문제는 이 에미 고양이가 밤만 되면 온동네를 헤집고 다니는데

그럴때마다  둥이가 순님이가 생전원수도 그런 웬수 없다는듯이 난리굿을 하듯이 짖어데니

애들이 재네덜 왜 저렇냐고 아빠가 한대 패주고 오라고 하는데.

멋모르고 나는 진짜 개와 고양이는 철천지 웬수였나보다 했더니

엄마! 그게 뭔소리여? 울아들 잽싸게 내 말을 가로챈다.

 

순간 남편이 나를 획 쳐다본다. 눈빛이 쬐려본다.

에궁... 입이 근질 근질헌디....

이걸 워쩐댜?

 

 

덧) 밤새 말하고 싶어서 잠도 안왔어요.... 나는 입이 너무 가벼운 가봐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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