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도둑 고양이가 급한 나머지 울집 헛청에 새끼 세마리를 낳은 것을 난 몰랐다. 그것도 나를 포함하여 아들도 딸도 몰랐다. 왜 밤마다 순님이 하고 둥이가 끙끙대며 개줄이 끊어질 정도로 몸부림치는 줄 나는 정말 몰랐다. 남편은 생선뼈를 고르고 또 고른다. 누굴 줄려고? 순님이? 아니면 둥이? 했더니 나를 따라 오란다. 줄래 줄래 남편을 따라 가보니 세상에 꼬물 꼬물 새끼 고양이가 한데 머리를 여기 저기 쳐박아 놓고 눈도 꼭 감고 있는데 몇마리인가 보니 세마리다. 어미를 닮았다. 털도 갈색빛이다. 암고양이는 남편을 보고 한 마디 한다. 니이야옹~~~ 날 보니 얼른 꼬리를 바짝 세운다. 세상에 세상에 언제 우리집에서 새끼를 난 거야? 당신이 그동안 키운거야? 물었더니 아니! 언제보니까 이 고양이가 왔다갔다 하는데 낌새가 이상하더라구. 그래서 지켜봤더니 그 새 새끼를 낳더라구... 애덜에게 들키면 이 고양이는 또 어디로 튈지 모르니께 애들에게 당분간은 암말 하지 말라구? 왜? 민감하쟎어..원래 에미는 산후조리를 잘해줘야 되는 겨.. 하긴 남편 말도 일리가 있다. 큰 아이 낳았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엄마에 초보 주부에 철딱서니였다. 물론 지금도 그 때의 그 철을 아직 벗어나지 못햇지만. 배냇저고리. 기저귀. 밥이며 뭐든 남편은 척척 해대었다. 그래서 나는 울 시어머니도 울 친정어머니도 나에게 산후조리를 모두 남편이 하는 바람에 별로 할 일이 없었을 게다. 보아하니 이고양이도 첫 배인가 보다. 남편은 수시로 미역국을 데펴서 조금씩 나눠주곤 새끼들이 이제 눈을 떳다? 에미를 찾는 가 보다등 별 별행동들을 다 알려주었다. 문제는 이 에미 고양이가 밤만 되면 온동네를 헤집고 다니는데 그럴때마다 둥이가 순님이가 생전원수도 그런 웬수 없다는듯이 난리굿을 하듯이 짖어데니 애들이 재네덜 왜 저렇냐고 아빠가 한대 패주고 오라고 하는데. 멋모르고 나는 진짜 개와 고양이는 철천지 웬수였나보다 했더니 엄마! 그게 뭔소리여? 울아들 잽싸게 내 말을 가로챈다. 순간 남편이 나를 획 쳐다본다. 눈빛이 쬐려본다. 에궁... 입이 근질 근질헌디.... 이걸 워쩐댜? 덧) 밤새 말하고 싶어서 잠도 안왔어요.... 나는 입이 너무 가벼운 가봐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