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의 감사
우리집 밥상은 아빠가 채색주의자라 항상 푸른 초장이다. 거기다가 엄마의 절약정신으로 인해 반찬 가지수도 그리 많지 않다. 6살 난 아들은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지만,긴 투정을 했다간 일장 연설을 들어야 하기에 지레 포기하고 만다. 그런 아이가..
15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504|2005-02-22
마음을 내 보이고 난 후
남편이 갑자기 출장을 갔다. 감기 걸린 아이에게 연신 뽀뽀를 해대더니, 전화기 저편의 남편의 목소리가 맹맹했다. 볼 일이 있어 얼굴 못 보고 보내어서 못내 마음에 걸린다. 일년내내 감기 한 번 안 걸리는 사람인데. 전화를 잘 하지 않는데, 오늘은 3번씩이나 했다..
14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416|2005-02-21
희한한 검지 손가락의 쓰임새
10개월된 딸아이는 끔찍하도록 귀엽다. 여느 부모들이 다 그렇듯이,아이의 얼굴을 뽀뽀로 장식하며 빡빡한 세상살이의 시름을 잊는다. 누가 보아도 단박에 '귀엽다'(?)라고 하는 아이. 여기서 '귀엽다'는 말의 속뜻은 '예쁘지 않은모든 아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
13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643|2005-02-19
드라마 '내사랑 토람이'를 ..
슬퍼도 눈물이 나고 분해도 눈물이 난다. 간혹, 웃겨도 나긴 하지만. 오늘 나는 너무 아름다워서 펑펑 울었다. 꽃도 풍경도 아닌, 한 안내견의 아름다운 마음을 보고. 시각장애인인 주인을 끝까지 지켜주는 토람이의 모습은 사람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숭고한 것..
12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317|2005-02-14
아들과 싸움박질
아침 8시. 또 나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는다. 저만치앉아 있던 둘째까지놀라 울어버렸다. 오늘도 졌다. 아들과의 싸움박질에서. 밥까지는 시간에 맞추어 잘먹었다. 그런데 세수하러 욕실에 들어간 아이가 나오지를 않는다. 8시 20분이면 유치원 차를 타야 하는..
11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213|2005-02-04
아! 가난하다는 건
가난은쫓아도 쫓아도 자꾸따라붙는 강아지마냥 나를 따라다녔다. 그러더니 지금은 가난한 남편과 결혼하는 바람에 아예 내 집에 대자로 누워 같이 살고 있다. 어릴 때 내 마음에 그려진 가난은 한 지붕 16명이 꾹꾹 눌러 눈 인분과 구더기로 넘치는 나무토막 두개 걸..
10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266|2005-02-03
우울에서 행복까지
아파트 배란다 난간이 감옥의 창살처럼 높게만 보일 때가 있다. 현관문은 열려 있건만 등짝에 껌처럼 찰싹 들러붙은 아이들이 한 없이 무거워 땅 속으로 꺼져 버릴 때가 있다. 다 내뱅개쳐 버리고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은날. 그게 어제 였다. 오후내내방바닥에 붙어 ..
9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301|2005-01-28
어느 손녀의 작은 배웅
따스한 햇볕이 거실 가운데까지 놀러와 아이와 한바탕 술래잡기를 할 때쯤,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황급히 들어왔다. “큰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빨리 짐 싸라. 어제 밤 11시에 돌아가셨으께 내일모레쯤 올끼다.” 등은 반쯤 구부러져 걸음 걷기도 불편해 보이던 몸을..
8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245|2005-01-25
친정 엄마의 두 화음
엄마의 과거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들은 적은 없지만 가끔씩 마음이 울적하시거나 내가 엄마와 비슷한 억울한 경우를 당할 경우에는 툭툭 한마디씩 자신의 얘기를 하신다. 특히, 철없는 딸이 엄마가 속상할 것은 생각지도 않고 시댁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얘기할 때는 나보다 ..
7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291|2005-01-21
예측불허 아이의 끝말잇기(꽁..
예측불허 아이의 끝말 잇기 작가 :김정인 아이가 자기 싫어 몸부림을 치더니 급기야는 끝말잇기를 시작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게 (음 우리도 그렇게 시작했었지) 빨간것은 사과 (그렇지) 사과는 둥글..
6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208|2005-01-20
새해맞이
2004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무언가를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지 날짜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이 그런 마음을 들게한 걸까? 오늘 남편은 작은 아이가 칭얼거려 아들과 함께 작은 방에서 잔다. 휴가를 얻은 기분이다. 내가 보고 싶은 드라마를..
5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187|2005-01-19
매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매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벚순이를 따라 이곳에 이사 온 지도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네. 옆 동네 물참이는 ‘친구 따라 강남 갔다가 후회한다’고 나에게 충고를 했지만, 차마 벚순이 혼자 그 먼 곳으로 보낼 수 없어 따라오게 되었어.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렇게까지..
4편|작가: 김정인
조회수: 2,426|200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