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아픈 손가락
제목: 제일 아픈 손가락 아침부터 시작한 비가 오후 늦도록 손바닥으로 땅을 때리며 통곡을 하고 있다. 누가 돌아 가셔서 저리도 목을 놓아 슬피 우는 것일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이방인인 내 눈에도 어느새 비의 눈물이 고여 들고 잔잔한 아픔이 동그랗게 파문을 ..
10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290|2007-09-11
남겨진 사람들의 행복
제목: 남겨진 사람들의 행복 언양을 지나 한참 달린 차가 운문댐을 넘어서자 하늘이 눈물이 날 만큼 잔뜩 흐려 금방이라도 무언가를 쏟아 내릴 듯 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곡예사처럼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차창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약속이나 되었던 것처럼 눈발이 부딪히..
9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351|2007-09-11
친구가 된 형님에게
제목: 친구가 된 형님에게 형님. 울산을 떠난 지 이틀째가 되었네요. 여기는 서울 근처인데 날씨가 잔뜩 울상을 짓더니 기어이 비를 쏟아내고 있어요. 내리는 빗소리를 가슴으로 들으며 이렇게 몇 자 적어요. 어떤 말부터 써내려갈지 막막해 잠시 숨을 돌리고 그냥 형님..
8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260|2007-09-11
삶의 눈높이
제목: 삶의 눈높이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의 수다는 시간이 깊을수록 정을 더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과 만나 부딪히며 각자의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여고 친구들. 얼마 전부터 연락이 닿아 만나기 시작했는데 한 달에 한 번의 모임은 새록새록 재미를 더해 가..
7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291|2007-09-11
내 친구 충일이
제목: 내 친구 충일이 봄볕이 따스한 오후는 나른한 잠의 세계로 손짓을 했다. 이상하게 하느님은 봄에게 특별한 약을 주셨는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하품이 연달아 턱이 아플 정도로 나온다. 고문도 이런 지독한 고문은 없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꼬..
6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527|2007-09-11
그리운 아버지께
제목: 그리운 아버지께 따스한 봄 햇살을 느끼고 싶어 창문을 열었는데 성큼 들어온 바람 녀석이 여름의 뜨거움을 데리고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며 자리를 잡네요. 구석에 숨어 있던 놀란 먼지들이 창문을 넘어 도망을 가는데, 짓궂은 녀석은 한 바퀴 휘돌더니 아버지의 ..
5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288|2007-09-11
미안하다 고생했다.
제목: 미안하다 고생했다. “엄마 할매 똥 샀는갑다. 냄새난다. 빨리 온나.” 목욕탕에서 조금 전 볼일을 봐 더럽혀진 이불을 발이 퉁퉁 불어터지도록 밟고 있던 엄마가 물기도 채 닦지 못한 발로 뛰어들어 왔다. “아이고 금방 새 걸로 갈았는데 이기 무슨 일..
4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324|2007-09-11
나무그늘 아래서
제목: 나무그늘 아래에서 내가 살고 있는 울산에는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펴고 바닷바람을 반갑게 맞는 멋진 곳이 있다.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연인 또는 친구라는 명찰을 달고 더위를 피해 찾아와 눈으로는 질리도록 파란 바다를 보기도 하고, 가슴에..
3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281|2007-09-11
아이의 마음
제목: 아이의 마음 하늘을 파란색 물감으로 찍어 붓으로 색칠한 듯 너무나 새파랗고 눈이 부시다. 오랜만에 마당에 나와 앉아 봄 향기에 취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시간과 친구가 되었다. 따스한 봄바람은 친구가 되는 것으로는 부족했는지..
2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285|2007-09-11
벼리
제목: 벼리 아버지는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앉아 그물을 뜨고 있었다. 완연한 봄기운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온 방 안에는 따스한 햇살 알갱이들이 숨소리를 죽이고 아버지의 등에 나란히 사이좋게 앉아, 당신이 만드는 그물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
1편|작가: 둘리나라
조회수: 1,312|200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