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을 받고
청첩장을 받고 박 정 애 마음은 오십 년 전 고향으로 가고 있다. 그곳에는 섶 다리 아래로 맑은 물이 흘렀고 코흘리개 아이들은 책보자기를 허리에 둘러매고 매서운 바람을 가르면서 섶 다리 를 건너 학교에 간다. 후문으로 들어가는 언덕엔 꿀밤나무가 유난히도..
23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694|2007-11-24
꼴찌에게 박수를
꼴찌에게 박수를 박 소 영 “어이! 중학교 때 우리 반에서 61등 한 사람 누고 손들어 봐라.” 졸업한지 50년이 다된 친구들 앞에서 함빡 웃음을 머금은 채 자칭 61명 중 60등을 했다면서 한 등수 아래인 주인공을 찾는 그를 향해 모두 박수치며 주목했다...
22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505|2007-10-29
60에 찾아온 짝사랑
60에 찾아온 짝 사랑 박 정 애 이곳에 이사 와서 벌써 두 번째의 가을을 맞는다. 말만 경산시이지, 수성구 시지가 인접해 있고 2호선이 연장되면 대구권에 있는 동네이다. 그런데 생활 풍습은 완전히 시내와는 차이가 있다. 문밖 엘리베이터에서부터 ..
21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783|2007-10-29
텃밭을 가꾸면서
텃밭을 가꾸면서 박 정 애 어제 상치와 쑥갓을 솎아 주었더니 하루 사이에 훌쩍 커 가슴에 안긴다. 7평의 땅이 이렇게 큰 보람을 안겨줄까? 작년에 이사 와서 이웃들에게 종종 얻어먹었던 싱싱한 채소들을 이젠 우리 밭에서 직접 가꿔먹게 되었다. 지난해, 산책로 에서 만난 ..
20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798|2007-06-03
술
술 박 정 애 술! 나는 결혼조건의 첫 번째는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여럿 앞에 종종 말 했다. 술을 잘하면 패가망신이라도 하는 것처럼 여긴 철없었던 처녀시절 술이 내 생활에 올가미를 씌운 것도 아닌데 술 먹는 사람이 싫었다. 기억 저편 초등학교 2-3학년 ..
19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608|2007-03-12
체념의 얼굴
체념의 얼굴 박소영 \'언제 또 올래\' 자주 다니던 봉사자가 손가락 열 개를 펴보이니 낙심을 한다. 먹고 살려니 바빠서 그라제 고맙고 미안하다.\' 할머니 표정이 너무 애절해 보여서 며칠 있다가 온다고 하지 왜 그리 길게 잡느냐고 물으니 일주일 이상은 감을 못 잡지만..
18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541|2007-03-12
돌잡이
잔잔한 축하곡이 울리는 행사장 입구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아들 내외가 하객을 맞는다. 주인공인 손녀는 영문도 모르고 많은 하객과 친 외가 가족이 모인 자리가 좋기만 한지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린다. 아장아장 떼어놓는 걸음걸이가 세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걷는 듯하다. 팡파르가 ..
17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727|2007-03-11
매화 곁에서
매화 곁에서 박소 영베란다에서 내려보니 며칠 전 움터있던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 화사한 옷으로 몸단장하여 봄 마중을 나온 매화를 맞으려 입은 채 그대로 내려갔다. 창가에 쏟아지는 볕과 다르게 바깥 기온이 겨울을 붙들고 있다. 다시 올라가 두꺼운 옷을 갈아입으려다 내친걸..
16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572|2007-03-11
어떤 부음
어떤 부음 박소영 ‘ 남편과의 다툼은 대개가 작은 일에서 일어난다. 큰일을 저질렀을 때는 오히려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건만 사소한 작은 일에는 서로 지지 않으려고 한다. 오늘 아침에도 운전을 못 하는 나는 남편에게 짐을 가지고 어디 갈 일이 있다면서 좀 태워 달라고 했..
15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712|2007-03-11
아침 산에서
아침 산에서 박소 영연초에 종합검진을 받았다. 의사가 꾸준한 운동과 음식 조절로 체중 10% 이상 줄여야 한다고 했다. 퇴직 후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살이 찐 나에게 내린 두 번째 경고다. 가까이 있는 산까지 걷기 운동부터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수시로 하건만 손 가까..
14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564|2007-03-07
버려진 애완견
버려진 애완견 박 소 영부부만이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 베란다 한구석 광주리에 장난감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아이가 없는 집에 장난감이 있어 이상스러웠다. 웬 장난감이냐고 물으니 개 장난감이라고 했다. 아들과 딸이 다 개를 키우기에 어느 집에서든 집을 비울 때 개..
13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615|2007-03-07
로또복권
로또복권 박소 영퇴근한 아들이 아라비아 숫자를 A4용지에 정성껏 쓰더니 가위로 낱낱이 잘라 네 겹으로 접어 윷놀이하듯이 훌쩍 던진다. 다섯 개를 골라 무엇인가 적기를 몇 번째, 아들 내외가 서로 던지려고 실랑이를 한다. 장난기가 서린 놀이로 보이기에 뭐 하느냐고 물었더..
12편|작가: 박 소영
조회수: 1,808|200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