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눈빛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최대의 행사 APEC. 전례가 없는 비용이 하룻밤의 가을을 수놓고 일상에 찌들어 있던 사람들은 비평에 앞서 그 불꽃에 자신들의 소망과 한숨을 날려보내느라 아우성인 시간. 다음날이 남편의 생일이라는 이유로 그 대열에서 본의?아니게 이..
74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77|2005-11-17
하늘 소고
평범한 일상을 걷다가 문득 쳐다본 하늘이 내 그리움인 듯 깊어 보입니다. 가을이라는, 단순히 계절적 논조를 들이대기엔 가슴 속에 일렁이는 결이 사뭇 남다른 것은 아마도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찬 기쁨 때문이지 싶습니다. 경제 관념을 들먹이며 핸드폰의 ..
73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14|2005-11-02
다시 돌아온 돈은 아프다
자주도 아니고 아주 가끔씩, 어떨 땐 몇 년을 훌쩍 건너뛰기도 하고 내 얼굴을 잊으실 만하면 한 번씩 선심 쓰듯 친정에 들르는 나. 그나마 인사치레로 아주 조금의 용돈을 부모님께 드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데, 오히려 그럴 때마다 바리바리 싼 보따리를 건네 받는 것은 언..
72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30|2005-09-24
뿌리를 찾아서
한가위 명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민족의 대 이동을 앞두고 찾아갈 고향이 있는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마음이 설레기는 매일반이다. 고향! 힘겨운 삶에 버둥거리다가도 돌아갈 곳이 있음에 용기를 얻고 그쪽 하늘 향해 괜시리 시큼해지는 눈시울 몇 번 씀벅거리고 나면 금세..
71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67|2005-09-12
별 줍는 밤 -운문산 자연휴..
별을 줍는 밤 -운문산 자연휴양림을 다녀와서 한여름을 관통하는 휴일은 아침부터 열기가 후끈하다. 자고 있는 아이들을 채근해 미리 준비한 피서 도구들을 챙겨 아침밥도 생략하고 목적지를 향해 길을 나섰다. 운문산 자연 휴양림.그리도 서둘러 도착했건만 휴가철이라 벌써 들..
7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936|2005-08-26
(귀신이야기)-뱀의 영혼
<귀신이야기> 뱀의 영혼 8월 한낮의 땡볕은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닌 듯 온몸 구석구석 기세좋게 달려들었다. 우물가 펌프물을 커다란 고무통에 가득 받아 두면 해종일 뜨끈뜨끈 달궈져서 저녁답에는 온 식구가 돌아가면서 씻고도 남았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
6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522|2005-08-18
콩국수
오지랖 넓은 사람을 남편으로 가진 나, 아~~힘들다.. 어제 늦은 저녁, 간만에 폼 잡고 책좀 읽을려고 했더만 내일 상가 사람들이랑 콩국수 해먹을까 싶다고 콩국물 좀 만들어 달란다..흐이그^^;; 그기 그리 간단한 건줄 아는쥐.. 부랴부랴 콩 불려 삶아서 믹서기에 대고..
68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28|2005-07-26
마중물
이런 저런 현실을 핑계로 미루었던 가족 나들이를 다녀오던 날.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가자는 남편의 말을 맘으로만 고맙게 먹겠다 하고 입이 삐죽 나오는 아이들을 다독여 집으로 들어왔다. 맘 같아서야 주부인 내가 가장 반갑게 받아들여야 할 의견이지만 요즘처럼 힘든 시기엔 밥..
67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90|2005-07-25
여름의 노래
점심 시간이 지난 거리는 여름의 열기로 후줄근하다. 지열이 올라와 들고 있는 양산마저 흐느적거린다. 그럼에도 그 길위에 삶을 향해 서 있는 사람들로 인해 길은 오늘도 인내로 누워있으리라. 국장님의 심부름으로 그 속을 들어서니 사무실에서 잊고 있던 계절이 후..
66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89|2005-07-21
봉숭아 물
...아직도 성장하다 멈춘 마음이 있어서일까뜬금없이 봉숭아 물이 간절했다그래서 어제 저녁 참에 학교로 가서화단 한쪽 무수한 봉숭아 꽃 대궁중에서꽃잎 몇장 잎사귀 몇 장 대궁도 하나 슬쩍~~그냥오기 미안해서 화단앞에다 이렇게 써놓았다"추억을 찾고파요. 이해해 주실거죠? ..
65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08|2005-07-20
비 오는 날의 동화
비 오는 날의 동화 비 오는 날 어쩌면 농촌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유한 기억인지도 모르겠다. 평소엔 늘 논으로 밭으로 땀냄새에 절어 바쁘게 살던 엄마가 비오는 날만큼은 호박꽃 같은 환한 미소로 집에서 나를 맞아 주셨다. 뭐 옛날에 우산이나 있었던가...
64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723|2005-07-15
살구
재래시장에 가니 벌써 여름이 지천이다. 복숭아에, 살구에, 자두에, 옥수수까지 없는 게 없다.붉은 빛을 띄는 황금빛 토실토실한 자두가 눈길을 잡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반을 쩍 갈라서 한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시큼 달달한 내 어린 날의 한 귀퉁이가 살아날 듯..
63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27|200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