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덩이 부은 여자
요즘 간덩이가 부쩍 면적을 넓혀 나가고 있었다.전에 없이 남편의 말꼬리에 토를 달았고 필요 이상의 자질구레한 소리를 늘어놓았다.부당하든 정당하든 '그래, 당신 말이 맞소...........'이렇게 일단은 맞장구를 쳐 놓았다가 기회가 되면 반격을 해서 기선 제압을 할 때..
225편|작가: 蓮堂
조회수: 1,435|2005-05-15
의붓 자식
난, 의붓자식을 한 놈 키우고 있다.姓은 분명 남편의 姓이었지만 겉모양이 닮지 않은 건 물론이고 사사건건 남편의 눈 밖에서 총알을 맞아야 하는 어설픈 놈이었다.더 답답한 건 총알을 맞고도 아픈 시늉 한번 하지 않는 무감각에 난 항상 애가 탔다.아들을 향해 발사한 총알은..
224편|작가: 蓮堂
조회수: 1,405|2005-05-10
빈 집
3년째 비어 있는 그 집은 내가 시집오던 다음해에 발 부르트게 헤집고 다닌 끝에 내 발로 마련한 시골집이었다.대지가 140평 건평이 18평에 불과한 그야말로 초가삼간이었지만 일찍 내 집 마련했다는 자부심으로 각별한 애정을 쏟고 구석구석 손때를 남긴 집이었다. 부엌 하나..
223편|작가: 蓮堂
조회수: 1,559|2005-05-09
딴 주머니
이 비자금(비: 資金)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기업의 공식적인 재무 감사에서도 드러나지 않고 세금 추적도 불가능하도록 특별 관리하는 부정한 자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그러나 흔히들 이 비자금을 '딴 주머니'라고도 한다.정치인이나 유명인사의 딴 주머니는 ..
222편|작가: 蓮堂
조회수: 1,484|2005-05-04
행운을 퍼 돌리는 여자
키가 천장을 뚫을 만큼 커 올라간 행운목을 여섯 동가리를 내었다. 집안에 사람 키 보다 더 큰 식물이 있으면 병이 들고 액운이 온다는, 어쩌면 한낱 낭설일지도 모르는 주인 없이 떠도는 말을 귀 담지 않더라도 멀쑥하게 볼품 없이 위로만 커 가는 게 보기 싫었다. 십 ..
221편|작가: 蓮堂
조회수: 2,121|2005-05-01
우예 그키 모르노?
우예 그키 모르노? 얼핏 들으면 일본말로 착각할 만큼 투박스럽고 낯선 소리지만 내가 사는 경상도 사람이라면 대번에 알아들을 소리다. '우예 그키 모르노? - '어쩌면 그렇게도 모르냐?' 라는 소리를 가장 뼈저리게 들은 건 결혼한 지 며칠만에 돌아온 시댁 제사에 탕국..
220편|작가: 蓮堂
조회수: 1,477|2005-04-29
곰도 아닌것이.......
가끔씩 난 생각하는 게 있다. 내가 여우일까 곰일까.................... 하는 짓은 곰과 더러 비슷할 때가 있으나 생긴 건 여우과에 속하니 말이다. 단군신화에도 나오지 않는가...백일동안 마늘만 먹고 여자가 되었다는 熊女의 정체는 역시 곰이었으니 ..
219편|작가: 蓮堂
조회수: 1,464|2005-04-24
난 껄끄러운 여자
작가 : 그린미 일부의 사람들이 나를 보고 대하기가 껄끄럽다고 한다. 좋게 말하면 대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겠고 나쁘게 말하면 대하기가 편하지 않다는 얘기다. 나의 어느 부분이 남에게 그렇게 각인이 되어 있는지는 몰라도..
218편|작가: 蓮堂
조회수: 1,454|2005-04-21
물러지는 일상
화분갈이 할려니까 흙이 부족했다. 쌕을 메고 모종삽과 비닐 봉투를 챙겨서 아파트 뒤에 엎드려 있는 야산엘 올랐다. 산은 온통 핑크빛이었다. 매일 오르내리면서 진달래의 개화 과정을 눈독들이며 보아 왔지만 막상 흐드러지게 뿌려져 있는 색의 향연엔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217편|작가: 蓮堂
조회수: 1,791|2005-04-16
나는 니가 좋아
겉으로는 부드러운 봄바람이 이맛전을 훑지만 가슴속을 후비는 얼음덩이는 아직도 녹을 줄 모른다. 항상 마음 가까이에서 의지가 되었던 무형의 힘에 이끌리고 싶은 충동에 절(寺)을 찾는 사이비 신자지만 지금 이 시간만큼은 독실한 신자로 변신하고 싶어진다. 五體投地의 자세로..
216편|작가: 蓮堂
조회수: 1,487|2005-04-13
팔은 절대로 밖으로 굽지 않..
하루종일 내 맘속은 지옥이었다. 삭히고 또 삭혀도 빳빳이 고개 쳐드는 서운함과 자괴감으로 온몸이 불덩이 같이 화끈 거렸다. 핏줄이라는 게, 한 탯줄을 달고 나온 남매지간이라는 게 팔을 밖으로 꺾지 못하게 옭아매었다. 한 이불 덮고 사는 부부지간이라서 모든 거 다 ..
215편|작가: 蓮堂
조회수: 1,554|2005-04-11
깃털같은 미세함도 나에겐 태..
남편의 앓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창을 통해서 들어온 가로등 불빛에 드러난 시계가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내 옆에서 배를 쥐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남편의 입에선 쉴새없이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난 퉁기듯이 일어났다. 가슴이 와르르 와르르 바윗돌 구르는 소리를 냈다..
214편|작가: 蓮堂
조회수: 1,658|200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