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서 (1)
밭에서 (1) 잔디를 심었다 잔디가 땅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쑥이란 놈이 먼저 쑥쑥 자란다 한 끼 국에 욕심내는 아낙네가 과도 들이밀며 소쿠리에 담는데 두 끼 세 끼 국을 게워내고 싶을 만큼 쑥이 자꾸만 자꾸만 솟구친다 호미로 땅을 판다 질기고 질긴 쑥..
10편|작가: 수련
조회수: 1,500|2004-05-01
제비 꽃
제비 꽃 함 기순뒷걸음 치는 님의 옷자락을 잡아두려서럽도록 몸부림을 칩니다님의 발길이 내 앞에 멈추면반가움과 아픔에 목이 메입니다이름모를 새의 노래에 님과손을 맞잡고 푸른 춤을 추면서 남루한 세월 모두 잊어버리고바람에 온 몸을 드러내렵니다기약없는 여운을 남겨두고 떠나가..
9편|작가: 수련
조회수: 1,432|2004-04-22
미완성 논문
남자들은 왜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먹을까? 적당한 선에서 손을 내 저으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아침에 일어나기가 편 할거고 실수하지 않아 사람 실없게 보이지 않아 좋을 건데 그렇게도 조절이 안될까. 영원히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로 남을 것 같다. 한동안..
8편|작가: 수련
조회수: 1,770|2004-04-18
그 여자(엽편)
그 여자! 그녀는 경남에 살면서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아이들에게 가끔씩 다니러 서울에 온다. 지하철을 탈때마다 표를 사서 구멍으로 밀어넣고 지하철안에서도 잊어버릴까봐 손에 꼭 쥔채 나갈때 또 작은 틈으로 밀어 넣고 빠져나오곤 했다. 처음 서울 왔을때 들어가면서 표를 빼..
7편|작가: 수련
조회수: 1,577|2004-04-17
달 속에 계신 아버지
달 속에 계신 아버지 뜻 모를 생각에 잠도 오지 않는 밤 베란다에 섰다보름의 날들을 삼킨 달계수나무 밤을 지키고달에 그네를 매달아 추억을 밀면앞으로 나갔다 달려오면서 다가오는 얼굴 아버지... 잡힐듯이 가까운 둥근 달어제가 보름인가 내일이 보름인..
6편|작가: 수련
조회수: 1,476|2004-04-13
3월의 서정
세상이 잠든 적막속에 소리없이 내린 비는 이른 아침에 그치고 베란다 창문 여는 소리에 놀란 물방울 하나 발 아래 툭 떨어진다 길가에 늘어선 벚꽃나무 물 구슬 머금고 풋웃음 담은 하얀 꽃 하나 둘 셋 ... 나무잎에 매달린 물 먹은 기억들이 3월의 이슬로 아침을 곱게 다..
5편|작가: 수련
조회수: 1,432|2004-04-04
뒷간, 변소, 화장실
화장실(化粧室)이라는 단어로 사전을 뒤적여보면 대소변을 보기 위해서 만들어진 건물 또는 건물내의 시설. 옛날에는 집옆에 있다하여 측간(厠間), 또는 집 뒷쪽에 지어졌다 하여 뒷간,또는 변소라고 한다고 쓰여있다. 어머니는 '변소는 그 집의 얼굴'이라 하시며 항상 깨끗해야..
4편|작가: 수련
조회수: 1,933|2004-03-29
다 늦은 나이에 왜?
사이버대학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지 어느새 일년이 지나간다. 그때의 설레던 마음이 새삼스럽다. 컴퓨터를 배우면서 아줌마닷컴에 들어와서 이곳 저곳 방에서 여러 주부들의 글을 읽으면서많은 공감을 했고,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나 또한통상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재미에 그 해일..
3편|작가: 수련
조회수: 1,820|2004-03-20
옷 이야기
아침부터 설거지도 뒤로 미룬 채 장농속에 걸려있는 와이셔츠를 죄다 집어내어 다림질부터 했다. 27년 세월동안 해대는 다림질인데 요즘 들어 부쩍 게으름이 나서 손빨래를 하고 물기가 있는 상태로 말리다가 바짝 마르기 전에 손을 봐주면 나름대로 다림질을 하지 않..
2편|작가: 수련
조회수: 1,551|2004-03-11
나의 정체성을 찾아서...
결코 젊다고 할 수없는 나이에 속엣것을 털어내고자 나의 공간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과연 솔직하게 나를 드러낼 수있을까 의구심이 들지만 최대한 그럴려고 노력 할 것이다. 때로는 옮겨진 속엣것들이 내 삶의 깨달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삶의..
1편|작가: 수련
조회수: 1,784|200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