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속에 계신 아버지
뜻 모를 생각에
잠도 오지 않는 밤
베란다에 섰다
보름의 날들을 삼킨 달
계수나무 밤을 지키고
달에 그네를 매달아 추억을 밀면
앞으로 나갔다 달려오면서 다가오는 얼굴
아버지...
잡힐듯이 가까운 둥근 달
어제가 보름인가 내일이 보름인가
아니면 오늘인가
달에서 내 뿜는 밝은 빛 속에서
전설 속의 계수나무 한 그루를 찾는다
첫 돌 무렵에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도 목소리도 아무흔적도 없다
겨우 한 달이 지난 갓난아기를 허름한 점퍼 속에 품고
온 동네에 다니시며 달덩이처럼 예쁜 우리 막내딸
자랑하던 아버지
달 속의 계수나무가 막내딸이란다
계수나무야 계수나무야
기억 속 어머니는 달 을 부른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 태백이 놀던 달아
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금도끼로 찍어내고
은 도끼로 베어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