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꽃
함 기순
뒷걸음 치는 님의 옷자락을 잡아두려
서럽도록 몸부림을 칩니다
님의 발길이 내 앞에 멈추면
반가움과 아픔에 목이 메입니다
이름모를 새의 노래에 님과
손을 맞잡고 푸른 춤을 추면서
남루한 세월 모두 잊어버리고
바람에 온 몸을 드러내렵니다
기약없는 여운을 남겨두고
떠나가는 님을 차마 잡지 못해
마지막 꽃잎이 질 때까지
님이 밝고 간 그 언저리에서
섦은 삶 떨쳐 내고
진정 그리워하며 묻혀 있으렵니다
집 뒷산으로 가는 자락에 제비 꽃이 드문드문
피어있dj 몇송이 캐서 화분에 담으려고 갔는데
너무 이뻐서 되려 서럽더군요. 차마 캐지못해
민망하게 손에 든 꽃 삽을 흔들며 집으로 돌아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