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온 몸을 마구 구부린채 최대한 자신의 몸을 옆으로 기대어 걸어가는 두명의 중학생이바람을 먹으며 걸어간다 한 겨울 중간 어디메 지난 주 내린 눈이 아직 응달 어디쯤엔가조용히 엎디어 있는데 무심결에 깨어나도 파도 소리가 들리고 베게에 머리를 기대고도 팔을 뻗어 거..
16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1,306|2004-10-27
자전거를 배워보려 합니다
자전거를 배워보려 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광케이블 시대지만 조금씩 느려지는 연습을 하려 합니다 아침마다 신문 보기를 숨막히게 좋아하고 메일 온 것을 따로 수첩에 적어보는 느려지는 연습을 하려 합니다 결코 게으르지 않는 느림으로 이 여름엔 자전거를..
15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1,137|2004-07-26
편지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바람의 시작과 끝을 알리듯 그리움을 안고 달려 올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단정하게 예의 바른 인사말뿐일지라도 싸늘한 봉투를 열면 그리운 숨결이 호흡하는 아쉬운 글들뿐이지만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우표가 붙인 엽서 한장 빠알간 우체통을 ..
14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657|2004-07-16
넘치게 사랑하기
좀 부족했다 후회가 없도록 넘치게 사랑하도록 하자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살기보다는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는 오늘이 되기를 그 소박한 즐거움으로 당신이 있어 더욱 황홀한 나날입니다 당신이 있으므로 행복했다가 당신으로 인해 가슴이 시리기도 하다가 당시..
13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598|2004-06-01
위기다
밥을 세끼 다 먹고 어김없이 잠을 자게 되어도 위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안된다고 말해버리는 절망으로 차라리 위기를 선언하자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그곳에서 차라리 홀가분해지자 겹겹이 쌓아둔 허식을 벗고 겨울..
12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574|2004-05-20
좋은사람
11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607|2004-05-19
코스모스의 빈들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모습 그리움으로 추하게 웃고 있는 나의 하루를.... 나무가 병들고 바람은 불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습니다 내밀면 사라질 것 같은 십대의 우리들에게도 백마를 탄 왕자가 나타나리라고 하늘이 종일 울..
10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671|2004-05-19
사랑이라는거
사랑이라는 거 탄약만큼이나 효과가 좋지만 탄약만큼이나 오래 먹어야 하고 탄약만큼이나 쓰다는 거 눈을 뜨며 네 생각해서 눈을 감기전까지도 네 생각을 했어 기다릴 수 있는 믿음은 만남으로해서 허망해질 수도 있다는 거 보이지 않는 네게서고독의 냄..
9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725|2004-05-19
우산도(독도)
천지가 진동하여 하늘과 땅이 나뉘어진 그날로부터 바다를 머금고 내 땅을 지키고 있음이야 누구나 찾아 올 수 있는 곳이 아님을 그날로 부터 하늘 아래 기웃거리는 조류들이 알고 있음이야 바람 아래 일렁이는 바다가 알고 있음이야 머리를 조아리며 햇살을 기다..
8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572|2004-04-28
점심을 먹음에 있어
끼니때마다 김치가 먹고 싶어지면 어느새 나이가 먹어버린 게 아닐까한다 볶은 김치든 날김치든 그리고 신김치든 그렇게 한끼에 몇개의 김치라도 집어먹어야 밥먹은 기운이 그럴싸하게 느껴지는 건 이유없이 나이 먹는 탓이라 생각해보기도 하고 그러함에 밥이라는 기특한 식..
7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679|2004-03-08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1
부인하지 말아주십시요 당신을 외면하며 얻은 내 삶의 풍요를 내가 또다른 빌라도 임을 고백하게 하는 아침, 부활절입니다 그렇게 잠이 왔던 지난 밤 당신의 신음과 고통을 뒤로 하고 헤프게만 자던 인류의 부활에도 담담할 수 밖에 없는 모진 욕심들을 당신의 ..
6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552|2004-03-08
3월
마을을 돌아서면 새순이 인사를 하지요 빛깔고운 햇살을 가르면 바람 좋은 하늘도 인사를 하지요 풋풋한 흙내음으로 요기를 하고 돌아서면 어느새 새참으로 들어선, 아지랑이들... 골짝 골짝마다 감사한 꽃들이 춤을 추는 3월 시샘하듯잦아드는 서늘한 안개..
5편|작가: 겨울소나기
조회수: 571|200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