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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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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BY 겨울소나기 2004-10-27

온 몸을 마구 구부린채 최대한 자신의 몸을 옆으로 기대어 걸어가는

두명의 중학생이 바람을 먹으며 걸어간다

한 겨울 중간 어디메

지난 주 내린 눈이 아직 응달 어디쯤엔가 조용히 엎디어 있는데

무심결에 깨어나도 파도 소리가 들리고

베게에 머리를 기대고도 팔을 뻗어 거텐을 열면 해가 뜨는 것이 보이며

모래사장  바로 눈 앞에 있어 바다로 뛰어가고픈

그곳으로 가고 싶다 했지

동해안 어느 모텔,

아침을 먹기 위해  2시간을 헤매며   찬거리를  사오고

참 어슬픈 밥상에도 행복한 가족여행이 있다

목적지가 뚜렷하지 않아도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며 

잠시 쉬었다 갈

어디서 어디까지가 아닌 어느쪽으로 가보는 거야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게 하는 파도를 품은 수평선이 있어서

바다는

사람을 기다리고 사람을 만나게 하고 사람들을 마중하기도 하고

서로의 허물을 잊고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한다

밀리고 밀려 밀려가는 파도처럼

흔들어 나누어 다시 만들어 놓은 모래의 흔적처럼

파도 안에 갖힌다

파도 안에 집을 짓고 사랑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