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어머니
해질 무렵 배추잎 위에 기우뚱 기우뚱 제자리 걸음 하는 달팽이 무거운 짐 지고 간다 뒤따라 오는 여든살 어머니 몇 발자국 앞에서 돌아보면 뒤로가는듯 멈추어선듯 한술 더 떠 주저 앉는다 어깨의 짐좀 내려 놓지 푸른 잎맥 기어가는 달팽이처럼 ..
59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48,723|2011-03-15
오랫만에 고향집 찾아 오듯이
사이버 작가방에 지난 흔적을 둘러 본다 앞으로 새로운 글 옮기려한다 바람이 차갑지만 꿈을 간직한 발걸음이어선지 가볍고 경쾌하다.
58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26,173|2009-11-20
자갈바위나무
금오동천 물고인 곳 가문비나무 한 그루 바위를 다리 정강이에 감고 허리엔 자갈무게 견디며 늠름하게 서 있다. 허리 춤의 까맣고 자잘한 모래들뿌리혹박테리아 주렁주렁 달린 콩덤불처럼 무성하다. 바위가 나무인지 나무가 바위인지 모르게 엉켜서 세상 모르고 혼곤히 ..
57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24,370|2007-10-04
어미새
어미새 천리도 지척인듯 날아 드는 눈 먼 어미새 아무리 귀밝은 이도 듣지 못 할 가녀린 새끼새의 분홍빛 날개돋는 소리조차 들으니 실핏줄도 비칠 듯 작은 몸에 촉촉히 묻어 나는 비릿한 몸내음이야 눈감고도 찾..
56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2,018|2006-06-19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하여 침묵하면서 침묵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께. 너를 위하여 새 한마리 기르고 너를 위하여 놓아 줄께. 너를 위하여 상추를 기르고 너를 위하여 으석으석 상추쌈을 먹을께. 너를 위하여 노란 커텐을 치고 너를 위하여 커텐을 내릴 께. 너를 위하여 물컹..
55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1,921|2006-05-04
풀밭위의 보물 찾기
보물찾기하면 경란이가 생각난다. 아이들이 김밥 먹을 동안 선생님들은 부지런하게 하얀 쪽지를 접어 바위 아래나 풀섶 속에 꼭꼭숨겨 두었다. 아이들이 애써 찾은쪽지에 적힌 보물이라야 공책이나스케치북 그림물감등속이었지만 그 당시 아이들에겐 보물이었다. 지우개며 문구류가 요즘..
54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2,116|2006-04-20
연기가 되는 여자
연기가 되는 여자 어느 외국인 의학자가 청산가리를 연구하다가 그 맛이 궁금하여 혀끝으로 맛만 보려다가 <s>란 글자를 쓰고 죽었다. 그 때 그 <s>는 sweet<달콤한 >의 <s>일까..
53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2,005|2005-10-22
하늘담은 강
하늘 담은 강 김 정숙 눈물 恨 . 방울에 산이 담긴다면 믿겠는가? 눈물 寒 방울에 하늘이 담긴다면 더욱 믿을 수 있겠는가? 시간의 손톱에도 물이끼가 낄 때,어두운 물 속으로 無明실을 길게 늘어뜨린다. ..
52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1,869|2005-07-20
오서주! 정답입니당..
< 꿈 >오서주! 정답입니당. 작가 : 바람꼭지 아줌마닷컴 사이버작가의 방에 나도 방하나를 전세내어 살고 있다.< 바람꼭지와 작은 아씨들>이란 쪽방인데 한동안 그 곳에 나..
51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1,948|2005-06-29
오서주! 정답입니당..
< 꿈 >오서주! 정답입니당. 작가 : 바람꼭지 아줌마닷컴 사이버작가의 방에 나도 방하나를 전세내어 살고 있다.< 바람꼭지와 작은 아씨들>이란 쪽방인데 한동안 그 곳에 나..
50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1,884|2005-06-29
뭉툭한 웃음
참깨를 털 때 단을 묶은 매듭엔털리지 않는 웃음이 붙어 있다. 마른 잎의 겨드랑이 젖은 발목의 욕망은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생각은 얼레를 감지 않는다. 줄기 세포의 곰팡이 냄새만 바람결 따라 흘러가고 “ 나, 그냥 오래도록 여기 살래 ”하던 여인의 목소리가 동그랗게 말..
49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1,897|2005-01-17
어느 프로포즈
들은 얘기지만 재미있네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무지 사랑해서 데이트 신청했어요. 처음에 퇴짜맡고 두번 째도 퇴짜맡고 그래도 이 용기있는 사나이 대단한 결심을 하고 짧은 담판의 편지를 씁니다. 편지 내용인즉 ** 야, 니가 죽어도 내가 싫으면 다시 귀찮게 하지 않을께 ..
48편|작가: 바람꼭지
조회수: 1,870|200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