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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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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되는 여자


BY 바람꼭지 2005-10-22

연기가 되는 여자
어느 외국인 의학자가 청산가리를  

 연구하다가 그 맛이 궁금하여

혀끝으로 맛만 보려다가 <s>란

글자를 쓰고 죽었다.

그 때 그 <s>는 sweet<달콤한 >의 <s>일까?

 

 

.....s는  나에게서 암코양이의 퇴폐와 흑장미의 고혹을 뽑아 내어 국수가락처럼 하얗고 긴 담배를 만들어낸다.

그는 마술사다.

달콤한 성분으로 치열한 독의 칼날을 매끄럽게 감싸는 날렵한 손을 가진,

 

 

 고양이의 피, 흑장미의 짙붉은 색, 붉은 립스틱의 도톰한 몬로형 입술로 쓰르륵 베어 문 노랗게 뜬 낮달,요염하게 다리를 꼬고 앉은 여인의 손가락 새에 낀 하얀 몸안에 갇힌 내 안의여자, 그 여자 안의 또 다른 메마른 여자가 바삭한 몸통 속을 절레절레 흔들고 뛰쳐나간다.

남은 기운을 다하여 습하고 더운 입김을 불어내며 증발한다. 회색 안개머리카락을 흐트리고 구름이 되어 구름위를 뛰어 다니는 여자,담배갑 속에서 뱀눈알로 노려보는 여자,

저 정말 담배필 줄 몰라요하며 몸 한번 뒤채이며

 앙큼 떨고 담배가 되는 여자,건장한 사내의 입술안에 삼켜지고 깨물리고

질겅질겅 씹히며 마조히즘에 길들여진 여자,

 

숨어서 딱 한대만 골초처럼 담배를 피우고 구름 도너츠 만들고 싶어하다가 겨우 한모금도 못 마시고 어린 병아리처럼 캑캑대는,길바닥에 침 한번 내뱉은 적 한 번 없는  세상의 휴지조각조차 맘대로 함부로 못하는 여자, 이십년도 더 된,

오래도록  녹슨 철사심같은 참아온 비명소리를 이제야 

체체체

다 뱉어 내고 연기되어 떠난 여자

 

 

사춘기의 물불안가리고

겁나는 연애질같은 연기를

후우! 뱉아내며

너무 늦은 s,s,s

자분자분 멀어지는 그림자,

s란 글자, 아래 위로 몸이 쪼개지며 많은 포자를 퍼뜨리며

(c*c )c, c, c

숨어서 담배가 되어버린 여자의 목구멍도 날아간다.

 

 

<s>란 글자는 과연 달콤함을 나타내는 첫 글자일까,

청산가리의 독 성분을 나타내는 화학기호일까,

유황불을 품은

내가 죽기전에는 모를, 죽어도 모를

나의 s, 내 목구멍안에서 차마

뱉어내지 못해 영원히 소리내지 못할 글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