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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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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바위나무


BY 바람꼭지 2007-10-04

 

 

금오동천  물고인 곳 가문비나무 한 그루

바위를 다리 정강이에 감고  허리엔 자갈무게 견디며 늠름하게 서 있다.

허리 춤의 까맣고 자잘한 모래들 뿌리혹박테리아 주렁주렁 달린  콩덤불처럼 무성하다.

 

바위가 나무인지 나무가 바위인지 모르게 엉켜서

세상 모르고 혼곤히 잠들어 있다.

나이 든 엄마 품에 끌어 안긴 조숙하여 빨리 치매에 걸린  자식같다.

 

"몸쓸 놈의 이 자슥 어디 발디딜데 없어 어미 가슴 콱콱 밟느냐!

쪼그라붙은 어미 가슴 질컥이는 흰 젖 마른지 오랜데

어쩌자고 까만 젖꼭지 자꾸만 잡아 비트느냐!

비틀다 못해  송곳니로 깨물기까지 하느냐! "

 

오래 전 젖먹이 아가를 떼어 놓고 남편의 매에 못이겨

그믐밤 도망치던 그 아낙이  표정없는 바위가 되어 있다.

이리 저리 비틀리며 돌 틈을 비집고  살아 남은

건장하던 몸  오십대가 되니  니코틴과 알콜에 찌들어

엄마 엄마 엄마 찾는 아가가  되었다.

 

비옥한 흙 아니어도 연이 닿아 

뿌리 내린 씨앗 뿌리치지 못한다.

뿌리칠 수 없는 뿌리

 품안으로 거두어  한 세상 사는 나무 .

 

 

거센 바람에 나무의 일생이

휘청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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