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를 털 때
단을 묶은 매듭엔
털리지 않는 웃음이 붙어 있다.
마른 잎의 겨드랑이
젖은 발목의 욕망은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생각은 얼레를
감지 않는다.
줄기 세포의 곰팡이 냄새만
바람결 따라 흘러가고
“ 나, 그냥 오래도록 여기 살래 ”하던
여인의 목소리가
동그랗게 말려들며
초가집 울타리 안 끊임없이 재채기를 토해낸다
작은 터에
가엾게 붙어 있는
가파른 정맥 불거지는 웃음들...
시간의 어금니에
으적으적 깨물려 혓바늘 선 아픔조차 감추며
싱긋 웃는
회색 영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