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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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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받을께


BY 그대향기 2026-02-09

어제 낮에 둘째 딸한테서 카톡으로 사진이 왔다.
한 눈에 봐도 고급지고 우아한 정장 한벌이었다.
거기다 깔끔하고 세련된 가죽가방까지 세팅된
어느 백화점의 전시상품 같았다.

이런 옷 엄마가 입으면 예쁠 것 같다며
이번 생일에 한벌 사 주고 싶다는 메세지과 함께.
몇번을 보고 또 봐도 멋진 옷이었다.
세련되고 깔끔하고 고급진.....

그러나 딸을 말렸다.
엄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 어디 입고 나갈 때가 없노라고.

딱 봐도 비싸 보인다며 그냥 네 마음이 이렇다는 것만 알고
사는 것은 나중에 진짜 나중에 엄마가 어디 입고 갈 데가 생기면
그 때 사 달라고 할테니 이번은 참자고 했다.
그래도 딸은  옷을 장만해 두면 갈데가 생긴다며 사자고 했다.

그 동안은  공부를 한다고 늘 부모 덕만 봤는데
이제는 취직을 하고 꽤 높은 연봉을 받는다며 
제대로 된 정장 한벌 없이 지내는 엄마를 위해 사 드리고 싶단다.
입고 갈데가 안 생겨도 걸어만 둬도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한 두 푼 짜리 옷도 아니고 그 비싼 걸 기분전환용으로 사는건 아니다.
말은 사지 말라고 몇번을 말려놓고 자꾸만 그 사진을  보고 또 봤다.
갖고 싶고 입어보고 싶은 욕심이 스믈스믈 올라왔다.
그러다가 혼자서 피씩 웃고 말았다.

입고 나갈 일도 없는데 과욕이다 과욕.
새벽 5시면 가게 문을 열고
밤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는게 일과인데
바른 정신인 엄마면 말리는게 맞지 맞아.

오늘 아침에  둘째가 또 전화가 왔다.
마음 바뀌기 전에 입고 싶고 사고 싶으면 말 하라고.
그냥 고맙게 마음만 받으마 했더니
정 그렇다면 정장은 두고 핸드백만이라도 사 보낸다고 했다.

돈 흘리지 않고 어디 나갈데 크게 빠지지 않는 핸드백이 있다고 해도
이번에는 자기 생각 흐르는 데로 하겠단다.
말려도 안되니 그러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이번 주 목요일이 엄마 생일이니 혼자서 선물고민을 했나보다.

큰걸 바라지도 않았는데 월급이 제법되는 모양이다.
앞으로 집도 사야되고 애기도 낳으려면
돈 들어갈 일이 수두룩할거라서 옷은 끝까지 말렸다.
나중에 엄마가  차리고 나갈 일이 있으면 그 때 연락하마.ㅎㅎㅎ

둘째는 어릴 때 부터 자잘한 돈 보다는
한방에 쾅 제대로 쓰는 통이 큰 아이였다.
용돈을 악착같이  모았다가 필요한게 있으면
탈탈 털어서 제대로 된 물건을 사곤했다.

둘째야
잊지않고 있을께.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멋진 옷을 사 주는 딸이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