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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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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어머니


BY 바람꼭지 2011-03-15

 

 

 

해질 무렵 배추잎 위에

기우뚱 기우뚱 제자리 걸음 하는 달팽이

무거운 짐 지고 간다

 

뒤따라 오는 여든살 어머니

몇 발자국 앞에서 돌아보면

뒤로가는듯 멈추어선듯

한술 더 떠 주저 앉는다

 

어깨의 짐 좀  내려 놓지

 

푸른 잎맥 기어가는 달팽이처럼

웅크린 몸

땅바닥이 계단인양  숨차하는데

 

평생 끌고 온 무거운 사랑봇짐

텅텅 비워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