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자전거
어릴 때 순정만화를 즐겨보았다. 그 때 하늘거리는 몸매에 호수같은 눈빛을 한 만화의 주인공들이 얼마나 멋있게 보였던지 늘 내 마음은 설레었다. 그 작가의 이름은 김 동화. 이제 마흔. 내가 어른이 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누웠다 엎드렸다 그렇게 뒹굴뒹굴 해가며 ..
84편|작가: 선물
조회수: 2,646|2004-03-12
평행선
당신과 저, 서로 가까운 평행선이길 원합니다. 영원히 서로를 겹쳐 느끼진 못하더라도 한번의 만남으로 영원히 어긋나기는 더욱 싫은 까닭입니다. 가까이에서 당신의 호흡을, 당신의 떨림을, 설령 그만큼의 간격을 떨어져 느껴야 할 지라도 그렇게 ..
83편|작가: 선물
조회수: 1,934|2004-03-09
평화로운 슬픔
지나간 시절의 노래를 들었다. 그러나 지나간 노래라 하여 트로트 풍의 옛 노래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그저 칠, 팔십 년대의 노래들, 추억이나 더듬을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노래들이 내겐 그렇게 지나간 노래라 불려질 뿐이다. 맑은 노랫말, 수수한 통기타 소리, 소박한 ..
82편|작가: 선물
조회수: 2,078|2004-03-07
쌓아가는 정 이야기(시집사는..
저희 어머님은 가끔 서울의 시누이 댁으로 가신답니다. 한 번 가시면 일주일 정도는 계시는지라 제게는 가뭄의 단비 만나듯 그 시간들이 달디 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머님이 오시기로 하신 그 하루 전날은 저 나름대로의 초비상사태가 되지요. 그런데 그것도 세월이 제법 지나..
81편|작가: 선물
조회수: 1,937|2004-02-27
희망의 봄노래(인생의 봄날 ..
봄이 오려나, 마음이 살랑살랑 가볍게 흔들린다. 꽃보다도 바람보다도 내 마음이 먼저 봄을 맞은 듯 정신 없이 떠다닌다. 봄은 매서운 찬바람 끝자락에 몰래 숨어들었다가 기별도 없이 어느 사이에 냉큼 고개를 내민다. 새초롬한 눈빛은 여전히 쌀쌀하기만 한데 입고 온 옷 빛깔..
80편|작가: 선물
조회수: 2,060|2004-02-26
참 부자
이가 시큰거려서 며칠동안 치과를 다녀야 했다. 오른쪽 위의 어금니가 심하게 탈이 난 것이다. 신경치료를 받은 뒤 씌워야 될 것 같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이래저래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치료 때 느끼게 될 통증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그보다는 한 구석 자리잡은 ..
79편|작가: 선물
조회수: 2,094|2004-02-24
인생의 봄날
봄이 오려나, 마음이 살랑살랑 가벼운 몸부림을 친다. 꽃보다도 바람보다도 내 마음이 먼저 봄이 된 듯 정신 없이 떠다닌다. 봄은 매서운 찬바람 끝자락에 몰래 숨어들었다가 기별도 없이 어느 사이에 냉큼 고개를 들이민다. 새초롬한 눈빛이 여전히 칼날처럼 차가운데 그래도 봄..
78편|작가: 선물
조회수: 2,194|2004-02-18
그녀의 꿈을 그려볼까요?
어린 소녀의 꿈은 참 단순한 것이었다. 어른이 되어 마음대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고작이었다. 크게 구속받은 적도 없었건만 소녀는 웬 일인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어른이 얼른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난 후의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았고..
77편|작가: 선물
조회수: 2,168|2004-02-17
간절한 누드
가끔씩 외출이 꺼려질 때가 있다. 눈이 충혈 되어 있을 때가 주로 그러하다. 어디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 눈이 충혈 되기라도 한다면 일단은 외출을 접게 될 만큼 발간 눈을 내 놓고 다니기가 싫어진다. 간혹 사진을 보면 광선이 잘못 잡혀 억울하게 발간 토끼 눈이 된 채로..
76편|작가: 선물
조회수: 2,269|2004-02-17
웃지 마!
언제나 웃음은 좋아 보인다. 어떤 모양의 웃음이든지 그 밝음이 좋고 방울 울리는 듯한 소리도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웃음이라도 분명히 때와 장소를 구분해야 하는 책임은 따를 것이다. 웃지 말아야 할 장소에서 쿡쿡 어깨 들썩이며 참지 못하고 터뜨..
75편|작가: 선물
조회수: 1,861|2004-02-16
파뿌리
이제 그만 살아버려?"거울을 보면서 혼자 그렇게 빈정거렸다. 빗질을 하다가 보게 되는 무성한 흰머리 때문이다. '귀밑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라는 말은 웬만하면 누구나 듣게 되는 결혼식 주례사의 일부분이다. 흰머리 그득해질 때까지 소중한 부부의 인연을 끝까지 지키라는..
74편|작가: 선물
조회수: 2,191|2004-02-13
통곡하는 바다2
<통곡하는 바다 1에 이어씁니다.> 그런 언니들의 삶을 바라보며 홀로 남겨지는 막내 용혜 또한 어찌 불행과 무관하다 할 수 있을지, 어린 용혜이기에 그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더욱 더 촉촉하게 젖게 된다. 그녀는 한창 꿈을 꾸며 행복해야 할 나이에 가족..
73편|작가: 선물
조회수: 1,953|200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