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그 후 민규는 잠잠해졌다. 일주일이 넘도록 전화는 물론이고 어디에도 그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시간이 흐를수록 희경의 기분도 변해갔다. 처음에는 안도감이었고 그 다음에는 궁금증, 그리고 초조함... 일주일을 넘기자 화가 치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민규에게로 모든 초점..
6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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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희경은 오디오를 껐다. 이제 그를 보낼 시간이 된 것이다. 같이 오래 앉아 있을만큼 감정이 녹녹해진 건 아니었다. [지난 얘기들은...하고 싶지 않군요. 돌아가세요.] 낯선 타인을 대하듯 냉랭한 희경의 태도에 민규는 그저 쓸쓸한 미소만 지었다. 무엇을 어떻..
5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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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아직은 마주하기 싫은데, 비가 부슬부슬 흩날리는 10월의 마지막 날 민규가 책방으로 들어섰다. 정리를 막 끝내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에 불쑥 민규가 들어 선 것이다. [커피 한 잔...줄 수 있겠어?] 자신없는 목소리로, 거절해도 상관없다는 그런 표정으로 민..
4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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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희경과 민규의 옛 이야기 열일곱의 가을이었다. 그 날도 은행잎이 온 천지를 황금색으로 수 놓을 때 고교 3년생의 민규를 고교 1년차인 나, 희경이 만난 것이다. 커피숍에서였다. 은근히 내숭쟁이인 나와 화끈한 터프걸인 은영, 다소 새침떼기인 정아. 도서관 대신 나이..
3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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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누군가 그랬다. 만나야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다고. 그러나 굳이 만나지 말아야 할, 만나서는 안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가끔 만나야 하는 불운을 겪기도 한다. 희경은 그 남자, 민규를 만난 걸 불운이라 부르고 싶은 것이다. 처음부터 인연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사랑에 ..
2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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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1. 겨울이 오기전의 가을은 기억하기 싫은 것들을 자꾸 꺼집어 낸다. 8년의 세월을 건너고 또 건너 뛰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 기억으로 인해 희경은 그 가을도 쓸쓸하게 받아 들여야만 했다. 일은 물론이고 입맞도 없고 기운도 없어져 가고 있었다. 유일한 위안이라..
1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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