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나는 차마 엄마를 그냥 보기가 민망해서 고개를 돌려 버렸다. 하얀 커텐만 보일 뿐 옆 자리에 누가 입원해 있는지 모르도록 만들어진 일인용 임시 베드는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달아날 것만 같이 불안하게 날 지탱하고 있었다. 엄마의 손이 어느 사이에 와서 내 손을 꼭 잡고 있..
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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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마치 작열하는 태양을 안고 드러누워 있는 것만 같다. 눈을 뜨기가 힘겹다. 갈증에 목젖이 다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물! 물!” “정신이 나니? ”준우의 목소리가 너무도 가까이 들려서 가슴이 철렁했다. 그가 내 곁에 있다. 내게 처음으로 사랑의 떨림을 가르쳐 준..
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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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교문 옆에 어김없이 준우의 그 단정한 모습이 보인다. 순간 그를 모른 척 해 버리고 지나쳐 버렸다. 내속에 이런 못된 마음이 있었던가 싶게 그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다. 그의 목소리가 뒷전에서 달려왔지만 내 걸음은 멈추어지지가 않았다. “야! 현희야! ..
7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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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창이 넓은 2층 커피숍의 창가자리, 햇살이 너무 비쳐서 오히려 긴장해 있던 터에 더욱 답답함을 주었다. 마주하고 앉은 준우의 엄마는 우리가 시킨 쥬스가 나올 때 까지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단지 엄마의 안부를 걱정하듯 물었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복잡하게 얼키는 무언가..
6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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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우리가 엄마를 따라 처음 큰아버지댁으로 찾아 가던날이 아마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듣고난 뒤였던것 같다. 나무로 만든 대문에 걸려 있는 큰 빗장은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가지 못할 것 같아서 엄마 손을 더 힘껏 잡았었다. 우리집에몇번다녀갔었던 큰 엄마가 우리를 보더..
5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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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토스트에다 커피 한잔을 만들어 식탁 앞에 앉아 있는데 엄마의 미닫이 방문이 열린다. 얼굴이 백짓장 같았다. 원래 흰 피부였지만 자고 일어나서 더욱 그래 보이는 건지 형광불빛 때문인지 모르지만 화장기 없는 엄마의 얼굴은 누가봐도 환자처럼 보인다. 목젖이 갑자기 마비라도 ..
4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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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그는 내 초등학교 동창생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내 짝꿍이었던 준우가 K시로 이사를 간 것은 그해가 다 끝나가는 12월이었다. 준우의 아버지가 중소기업의 상무 자리에 있다고 들은 것은 내가 어느 정도 컸을 때였다. 엄마하고 준우엄마하고는 비슷한 연배인데다가 이웃하..
3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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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누구? 엄마야?” 정수의 목소리에 반가움이 섞여있다. “아니? 나야...”나보다도 내 손에 들여진 비닐봉투에 먼저 눈이 갔다. 개나리색의 꽃무늬 침대카바에 이불까지 셋트로 맞춘 침대 위로 학교 앞에서부터 사들고 온 밤빵을 던져주었다. “내 이럴줄 알고 안 자고 있었다..
2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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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머릿말 제 글이 습작이 될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름대로 커다란 의미를 두고 여기다 이렇게 올리긴 하는데 읽어 주시는 분들의 아량이 좀 필요 할 것 같아서 미리 죄스러움을 표하고 싶네요. 매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여러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제글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1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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