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친 몸을 거의 끌다시피 내 발걸음은 집으로 향한다. 남편은 부재중.....결국 병원행이다. 아이들은 야자니 학원이니 해서 집에 없을 터... 계단을 터벅터벅 걸어 올라간다. 상가건물 3층이 내 집이다. 2층에서 3층사이 철대문이 우리집을 철통처럼 지키고 있다. 어?? 철문이 사알짝 열려져 있네.... 아이들은 가끔나갈때 문을 닫는다는걸 깜빡하나보다. 차분한 아들이 더욱더.... 내딸은 손이 맥가이버 손이다. 그 철통같은 철문이 아무리 잠겨 있어도 신발이면 신발, 손이면 손, 막대기면 막대기, 옷걸이면 옷걸이... 별걸 다 가지고 열어 제낀다.... 정 안되면 몸으로... 2층 난간에서 3층까지 올라탄다. 아들 딸이 바뀌어도 엄청 바뀌었다. ㅎㅎ 말이 삼천포로 새었네... 철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면서 누가 들어오면 어쩌려구 문도 안잠그고 갔을까.. 들어오면 잔소리좀 해야지...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끼아악......사람살려...... 웬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이 바로 문앞에 있는게 아니던가 들고 있던 쇼핑백을 떨어뜨리면서 3층 건물이 들썩거릴 정도로 아아아악 하고 소릴 질렀더니만 내가 내는 소리에 더 놀란 딸.... 지 간이 더 콩알만해졌다나... 그러더니 깔깔거리며 너무 재밌어 한다.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덜덜덜 발도 못떼고 멍하니 서 있었다. 야~~~~너 학원 안가고 왜집에 있니... 엉...오늘 선생님이 하루 쉰대....그래서...ㅎㅎ 내 발자욱 소리를 듣고 바로 현관문 앞에 얼굴을 디밀고 머릴 풀어헤치고 있었으니....참내.. 그리 즐거울까...그리 재밌을까.. 물론 내 소리에 자기가 더 놀랬지만 깔깔거리는 그 모습에 조금은 내 기분이 풀린다. 그래....너희들은 내 희망이지.. 아무리 엄마가 다치고 쓰러지고 이런일로 놀래 기절한다 해도 조금이라도 재미있고 기쁘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놀래줄께....얼마든지. 콩알만해지는 간을 다시 키워놓고 밀린 일더미 속으로 내가 들어간다. 남편없는 집안의 평화로움을 잠시 느끼면서.....동해바다 음악실<===== 클 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