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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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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쓰는 일기


BY 상록수 2003-10-25

갑자기 무언가를 쓰고 싶어진다

가을인가 보다...

오랫동안 잠구어 놓았던 머리 저 편 끝을 열어젖히고

무언가를 생각해내며 한자두자 밭을 일구듯 줄을 메꾸고 칸을 채워간다.

옆에는 오랜만에 손수 끓인 녹차 한 잔이 그나마 분위기에 공감하듯

모락모락 김을 피우고 있다.

그래 !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의 대화는 즐기면서, 하고 싶어하면서,

혹은 하여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가장 가까운 자신과의 대화는

멀리멀리 밀어낸지 오래인 것 같다.

뇌리한 쪽 깊숙이 숨겨진 어딘가에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 모습은 너무도 순수한 가을빛 짙은 단풍잎의 색조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의 퇴색하고 조금은 빛바랜 모습을 질책하곤 한다.

과연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

간혹 혼란스러울때가 있는 즈음,

제법 부피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의 두툼한 낙엽을 밟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귀담아 들어보자

입속으로 노래소리를 아주 조그맣게 흥얼거리며

그러한 한자락의 여유를 가슴 한 켠에 간직한 채

나는 오늘 어딘가에 숨겨진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