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그 열망
음력 5월5일 단오를 앞 뒤로어김없이 찾아오는 붉은 빛 입술그 붉은 미소에 마음은 흠뻑 젖고도 남아돌아줄줄이 도열한 하얀 술병 속에서 빨갛게 풀어내던 열망. 이즘이면 신작로 위로 개구리 울음소리가 넘쳐나고합세한 두꺼비들의 팔딱이는 뜀뛰기 시합도 숨이 찰거고밤하늘 ..
62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07|2005-07-08
어머니의 소원
<어머니의 소원> 아들녀석이 숙제를 해야 하는데 엄마의 도움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란다. 요즘 초등학교 숙제는 태반이 엄마 숙제라 그런가보다 하고 아이의 책상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았는데 이건 처음부터 사람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단어였다. <..
61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98|2005-07-08
어느 여름날의 포도서리
여름날의 포도서리 요즘 아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릴 적 난 오빠의 '밥'이었다. 학교 갈 땐 억지로 가위 바위 보를 하자고 해서 연약한 내 등 위에 가방을 포개어 얹는가 하면 개미를 잡아서 옷 속에 집어넣기도 하고 일부러 산 묏등가에 나 있는 뱀구멍을..
6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23|2005-06-29
보리밭의 노래
남해 끝자락 분분히 날리는 벚꽃 터널 지나 밤별 주우러 떠난 길. 속절없이 비가 내린다. 살면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몇 번의 여행을 떠나곤 했지만 언제나 책임을 인위로 한 기회였기에 늘 심신이 지치곤 했었다. 때문에 친족의 화합을 위한 계모임의 명목이었..
5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41|2005-04-25
엄마가 말하는 봄은 그랬다
언젠가 엄마가 지나는 말처럼 그랬다 <옛사람 덜이 이르기를 새댁이 김장 서른 번 담그면 인생의 뜨거운 봄날은 다 간 거라고 허드라>라고. 아들녀석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파트 옆 산길에 수북히 떨어진 벚꽃 잎을 실내화에 그득 담아와서는 싱긋이 ..
58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16|2005-04-19
봄날의 산책
봄날의 산책 누군가를 향해 피워 올리던 오랜 그리움이 간절한 언어가 되어 파란 싹으로 돋아나는 계절, 봄. 연둣빛 풀잎을 즙내어 뿌린 것 같은 봄 향기가 사방에 지천이다. 세상 모든 뿌리들이 소생해서 희망의 꽃눈들을 틔우기 시작한다. 우리네 인생의 가지..
57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66|2005-04-11
봄으로의 여행
봄의로의 여행 며칠 뒤면 춘분이다. 굳이 절기를 빌리지 않더라도 서서히 선명한 색채를 띄기 시작하는 주변의 풍경과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부산한 소리로 봄의 흔적들은 쉽게 발견된다. 그렇듯 자연의 섭리는 한치 오차도 없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리관물(以理觀物)이라 했던..
56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39|2005-04-11
다시 희망을 꿈꾸며
다시 희망을 꿈꾸며 봄비가 그치고 구름이 비껴간 하늘에 맑은 햇살이 계절의 힘을 발한다. 그 기세를 업고 조금씩 꽃망울이 퍼지는 나무 가지 사이로 세상을 한바퀴 휘돌아온 바람이 서성거린다. 봄바람이 묻혀 온 향기에 턱없이 느긋하게 풀어진 마음은 그냥 이대로 잠시 시간..
55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29|2005-04-11
음악 파일- 파도의 초상
<강촌사람들-파도> 내가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땐세상엔 아름다운 사람도 살고 있구나 생각하였지요 두 번 째 그대를 보았을 땐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서 다시 내가 그대를 보았을 땐남 모르게 호사스러운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
54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79|2005-04-11
선택에 대한 확신
선택에 대한 확신 똑똑.현관의 벨이 있는데도 가벼운 손의 마찰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사람은 바로 앞집 언니이다. 오랫동안 얼굴 맞대고 스스럼없이 지내다 보니 서로의 호칭이 자연스럽게 언니 동생이 되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
53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63|2005-04-11
냉이 예찬
풋풋한 계절의 전령사, 냉이 예찬 이유 없이 몸이 나른하고 오후만 되면 꾸벅꾸벅 쏟아지는 졸음으로 힘든 요즘이다. 입맛도 없고 만사가 귀찮은 듯 마냥 드러눕고만 싶다. 개중에는 나이 탓이라 가볍게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모든 증상이 몸으로 ..
52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58|2005-04-08
들꽃의 영혼으로 남은 어머니..
식목일, 가족끼리 나들이 삼아 시부모님이 누워 계시는 선산에 다녀왔다. 양쪽으로 완만한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앞으로는 작은 시냇물이 찰찰찰 흐르는, 하루종일 따뜻한 볕이 드는 양지 쪽 당신들만의 보금자리. 생전의 어머님은 유난히 꽃을 좋아하셨다..
51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527|200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