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그러고 보니 예전부터 그랬다. 아직 어린 계집아이라 부를 수도 있을 여중생시절. 자나 깨나 같은 옷을 입었던 내게 잘 때만 입으라는 잠옷이 생겼다. 적당히 유치하고 적당히 촌스러운 진분홍색 잠옷이었다. 나는 그 옷을 입고 공주가 된 양 얼마나 설렌 맘으로 ..
168편|작가: 선물
조회수: 3,513|2010-08-07
아버지 이야기 (웃겨주세요)
다음 질문에 O, X 해 보세요. <암환자의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암이다.> 정답은 X 랍니다. 암환자의 대부분은 우울증과 식욕부진 등으로 인한 영양실조로 인해 죽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는 의미이겠지요. 역으로 ..
167편|작가: 선물
조회수: 3,385|2010-07-31
양해 바랍니다.
늘 쓰던 글과 별 다를 바 없는 글이지만 에세이방에 올렸던 글들 중 몇 개를 이 곳에 모았습니다. 그래서 2005년부터 2009년까지의 글이 위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고개 넘기>>>부터 <<두고보자구요>>..
166편|작가: 선물
조회수: 2,306|2010-07-30
그저 대견하기만 하던 아들이었다. 하지만, 사춘기란 복병을 만난 후, 외양은 아들인데 그 속에 들어있는 영혼은 내 아이의 것이 아닌 양 놀랍게 변해갔다. 엄마에겐 그런 변화를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었지만 아빠에겐 적잖은 어려움을 느껴선지 많이 감추며 자제했다. 그..
165편|작가: 선물
조회수: 2,023|2010-07-30
잘 먹는 사람
잘먹는 사람이 좋다. 달게 먹는 사람이 좋다. 감사하며 먹는 사람이 좋다. 따지지 않고 평가하지 않고 주는 대로 기쁘게 받아주는 사람이 좋다. 얼마 전의 일이다. 남편과 함께 아들놈에게 점심을 사주겠다고 했..
164편|작가: 선물
조회수: 2,159|2010-07-30
별난 소망
왕창 아팠으면 좋겠다. 시름시름 찔끔찔끔 아프지 말고 제대로 한번 아팠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열감기가 제격이다. 열은 내 몸을 몽둥이에 맞은 사람처럼 만든다. 다른 아픔은 아직 나를 혼미하게 만든 적이 없다. 고열에 시달릴 때만 맛보게 되는 감미롭고도 평화로운..
163편|작가: 선물
조회수: 2,078|2010-07-30
내 존재의 의미
내내 불안했다. 원인도 몰랐다. 찾고 또 찾으면 불안의 근원을 찾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찾지 않았다. 그것과 맞닥뜨렸을 때의 고통이 두려운 까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굳이 찾지 않아도 알아지는 것들이 있는 법. 나는 내가 가진 모든 능력에 과부하가..
162편|작가: 선물
조회수: 2,046|2010-07-30
아들과 꿈
아들 녀석이 기타를 사고 싶단다. 클래식 기타는 할머니가 사 주셨는데 아이가 요구하는 건 베이스 기타다. 이제 고2가 되는 아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공부할 때지 다른 곳에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타일렀다. 안타깝게도 아들에겐 언제부턴가 나의 타이름이 먹혀들..
161편|작가: 선물
조회수: 2,233|2010-07-30
어리버리 그녀
나는 솔직히 좀 어리버리한 편이다. 얼핏 보이는 외양은 그렇게 심한 어리버리가 아닌데 하는 짓은 도대체가 야물지 못하다. 뭘 잃어버리기도 잘하고 넘어지기도 잘하고 부딪히기도 잘하고 때론 말조차 더듬거린다. 더구나 손까지 야물지 못하다. 묶인 비닐봉투도 잘 풀지 ..
160편|작가: 선물
조회수: 1,917|2010-07-30
혼자면 좋겠다.
무엇이 문제일까 가끔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다. 슬픈 마음으로 하는 질문이다. 타고난 천성일까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가 싫어하는 나의 품성을 사람들은 착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지. 누구를 위한 착함일까 정말 누구를 위한 착함이라면 한결 같이 ..
159편|작가: 선물
조회수: 1,998|2010-07-30
꿈꾸는 만큼, 꼭 그 만큼
나를 버리고 살았던 시간들이 차라리 덜 힘들었나봅니다. 나를 상실한 시간들을 헤집고나와 나를 찾으려하니 진통이 생각보다 크네요. 이젠 꿈을 꾸고 싶습니다. 꿈꾸는 만큼, 꼭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꿈을 가진 그대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이 글은 내가 쓴..
158편|작가: 선물
조회수: 2,054|2010-07-30
입원 이야기 - 죽음이 두려..
입원 첫날, 드디어 남의 손으로 지은 밥을 앉아서 편하게 받아먹었다. 워낙 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병원 밥도 달기만 하다. 가끔 병문안 가서 면회할 때 환자들이 먹는 밥에 침이 꼴깍 넘어가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 밥은 싫다는데 난 비위도 좋은가, 그 밥도 탐..
157편|작가: 선물
조회수: 2,382|201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