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2
부모님을 보고도 부끄러워 숨어버리던 아이는여섯살이 되던 해 가을 쯤에 할머니 품을 떠나 엄마 품으로 가게 되었다.동생에게 할머니 품을 내어주자니 아쉽기도 했지만 부모님 곁에 간다는 것이 싫진 않았던 것 같다. 할머니 품에서 글자라고는 보지도 못했고 배우지도 않았으며..
6편|작가: 참솔향
조회수: 1,910|2003-07-24
아빠하고 나하고 1
저 멀리 엄마랑 아버지가 내려오시는 것이 보였다. 바보 같이 삐삐 잘 울었던 아이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여기 부터다. 몇살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학교 입학하기 전이니까 7살 이전임은 분명하다. 나는 일곱살 전엔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그리고 할머니랑..
5편|작가: 참솔향
조회수: 1,691|2003-07-23
* 바람 *
차 바퀴에 상처난 아스팔트위 이그러진 물상, 쥐새끼 살 곳이 없어 찾아나온 널직한 광화문 네거리, 우리 거리 껌처럼 붙어 떨어지지 않음은 무서워서, 바람이 무서워서 불빛은 밤을 죽이고 달빛은 불빛에 죽고 순대꼴이 되어 남은 마지막 피는 惡만 남아 똘똘 뭉친다 바람이 무..
4편|작가: 참솔향
조회수: 1,728|2003-07-20
우리 할바씨
再자 榮자 쓰시던 우리 할바씨는 정확히 나에겐 증조부시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할바씨'라고 부르라고 내게 그러셨다. 어릴 땐 남따라 "할바씨, 할바씨" 했지만 머리에 먹물이 좀 들어간 후엔 '할바씨'가 어감이 좀 상스럽고 해서 표준말 배운대로 '할아버지'라고 부르니, ..
3편|작가: 참솔향
조회수: 1,840|2003-07-17
우리 조모이
조모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제일 무섭던 시절이 있었다. 조모이를 못본다는 것을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조모이는 내 첫사랑이자 정신적 지주이자 고향이었다. 그러던 나도 결국 조모이 손을 내가 먼저 놓았었다. 조모이가 이 세상에 더 머문다는 것이 고통일..
2편|작가: 참솔향
조회수: 1,477|2003-07-16
마지막 사치(詩)
할머니는 그렇게 가고싶어 하셨다. 꽃상여 타고 장성한 동네 손주녀석들 흥겨운 노랫가락 들어가며 그렇게 화려하게 가고싶어 하셨다. 할머니 이 세상 끈 마지막 놓으신 날 그 날은 화려한 오월 꽃상여 타고 가시는 게 소원이셨지만 상여질 남정네 아무도 없는 마을 장의차 타고 ..
1편|작가: 참솔향
조회수: 1,701|2003-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