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미쳐 살아보자고 작정하고 산 시간이 십년이 넘었다.
꽃과 나무는 내게 사랑스런 아기들이었고, 위로를 주는 친구 때로는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기도 했다.
그 이야기를 따로 모아보고 싶다.
훼방과 응원
처음 식당 주변에 꽃밭을 시작할 때 고개를 흔드는 사람이 많았다.주말마다 주정뱅이 수천명이 비틀거리고 다니는데 꽃밭이 살아남겠냐...나이 지긋한 경찰 하나가 그런다.18년을 도시 공원과에서 그 지역에 꽃밭을 조성해 보려고 노력했는데 허사였다...시에서 일한다는 여자가 ..
10편|작가: 낸시
조회수: 770|2017-06-14
남편과 꽃밭
남편은 힘든 일을 하면 다른 사람보다 빨리 지친다.폐암수술을 두번 했고, 두번째 수술에서는 부신까지 제거하는 바람에 몸에 부담이 더욱 커진 듯 하다.그런 남편이 날더러 꽃 심으라고 땡볕에 하루종일 땅을 파고 잡초를 골라내었다.햇볕에 익은 벌건 얼굴로 엉그적거리며 걷는 ..
9편|작가: 낸시
조회수: 884|2017-06-10
다육이 정원
요즘 나는 다육이 정원을 만들고 싶다.식당 주변의 경사진 땅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다 다육이 정원이 그 해결책이란 생각이 들었다.지난 겨울 흙을 파다 나온 돌을 쌓아 아름들이 돌탑 화분 다섯개를 만들고 다육이 발디를 심어두었다.이곳에서 겨울에 얼어죽지 않는 발디는 성장..
8편|작가: 낸시
조회수: 981|2017-05-29
꽃만 이쁜 것이 아니다
잔디가 깔려있어야 할 곳인데, 저게 뭐지?...낯선 식물이 자라고 있다.꽃과 나무에 미쳐 살기로 했으니 관심이 가는 식물을 발견하면 확인해봐야 한다.자동차를 멈추고 살펴보니,흔히 보던 잡초인데 색깔이 다르고 만져보니 무척 부드럽다.잡초와 같은 종류이니 생명력이 강하고,..
7편|작가: 낸시
조회수: 690|2017-05-25
추방 당하는 꽃과 나무들
우리집 정원에서 살다 쫓겨나는 꽃과 나무들이 있다.제일 먼저 쫒겨난 것은 대추나무다.가을이면 붉게 물든 달콤한 열매를 땨먹는 재미도 있던 나무다.몇 년 지나자 천덕꾸러기가 되었다.여기저기 뿌리가 뻗어가면서 대추나무가 솟아나오는데 아무리 뜯어내도 또 솟아나온다.가시까지 ..
5편|작가: 낸시
조회수: 996|2017-05-15
제비꽃 봉오리가 가져 온 행..
언젠가 제비꽃 밭을 보았다.기억도 희미한 오래 전 일이지만 조그만 절이었던 것 같다.잔디밭처럼 가꾸어진 마당 한쪽이 온통 제비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흰색과 보라색 제비꽃이 섞여 있었는데 마치 페르시아 융단 같다는 생각을 했다.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지..
4편|작가: 낸시
조회수: 951|2017-04-24
살아야 하는 이유
꽃과 나무를 가꾸는 사람이라고 꽃과 나무가 전부일 수는 없다.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들은 여전히 일어난다.아이들은 대학에 들어갔고, 남편은 한국 발령을 받아 이사를 했다.또 하나는 내가 폐결핵에 걸린 것이다.밥 먹다 울컥 넘어오는 것이 있어 화장실에 갔더니 피다.제법 많..
3편|작가: 낸시
조회수: 1,200|2017-04-23
벌과 나비 그리고 벌새
D.C 근처 베데스타로 이사를 하고나서도 내가 사는 곳은 여전히 월세로 사는 남의 집이다.그러거나 말거나 꽃과 나무를 심기로 했으니 상관없다.그 동안의 실패를 통해 얻은 것은 꽃과 나무보다 흙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이다.백불어치 꽃이나 나무를 사면 이백불어치 ..
2편|작가: 낸시
조회수: 817|2017-04-22
내 삶의 의미
미국 남자와 재혼해서 사는 한국 여자가 같은 골목에 있었다.남편이 40살이 된다고 깜짝 파티를 준비한단다.미국 사람들은 40살이 되는 생일을 over the hill이라고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내 나이 40이 넘으니, 왜 40을 over the h..
1편|작가: 낸시
조회수: 777|2017-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