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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고 있는 기다림


BY 초련 2008-02-10

 

 

색동 치마저고리

파란 대님을 질끈 동여맨 아가들

활짝 열 어 젖힌 대문을 지나

흙 마당을 가로질러

휙 휙 고무신 운동화 짝 날려버리며

마루위로 뛰어 든다

 

노 할아버지~

반갑게 미소 띤 얼굴에

에고 까치가 울었다 그려

어 여 와라 어 여 와

너희 만 오냐?

 

힘에 겨운 듯 일어나 휘청휘청

대문을 나서 담벼락 양지쪽에 웅크려 앉았다

서둘러 앞서 먼 길 떠난 할멈과 아들을

넋 놓아 기 다 린 다.

왜 안 오는 겨 어 여 오지

 

까치가 울 쩍 마다 새얼굴이 낮선

그리운 이들 보고픈 기다림

오고 갈 수 없는 안타까움이

볕에 드리운 지팡이 그림자 마냥 길어만 가는데

기다림은 그리움을 담고

그렇게 담장아래 졸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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