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쌕색 파고든다 이사가고 싶다 가을 걷이 벼 내음이 흥건이 배어 있는 볏짚모아 당신을 나를 위해 짚을 엮어 아담하고 조막만한 초가 집을 지었다네 소리내어 흥겨울 수도 없어 가슴으로 꾹꾹 눌러가며 당신이 이사가던 날 애가 타던 작은 내 맘이 흔들려 쌓인 한숨 후-우 불어버리면 먼지가 되 흩어질 초가집 싸아악 스치는 바람소리 서러운 당신 발길 미워질까봐 이사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