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바보같은 여자 7 "이제 따님 속 고만 썩히셔요. 아, 한 마디라도 좋으니까 말씀 좀 해보셔요, 글쎄." 복도 벽에 기대선 채 병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이고 서 있는 영신의 귀에 엄마와 같은 병실을 쓰고 있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신은 눈가를 옷..
7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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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5. 영신은 다가드는 경숙을 향해 멀찌감치서부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달리 인사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랬잖아. 그렇게 부탁했는데, 왜....." 경숙도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한 사람은 고개를 그냥 그대로 숙인 채로, 한 사람..
6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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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4 "물, 물은 먹어도 되잖우? 물이야, 밥 아니라구우. 엄마.....아부지이!" 이젠 들이미는 물잔을 밀어칠 기력도, 의욕도 쇠잔해진 듯 형자는 경희가 입술까지 대준 물잔을 그냥 그렇게 대고만 있으라 한 채, 입술을 달짝해 보지도 않았다. 아버지 두식은 간경화때문에..
5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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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3 엄마는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 여기까지 영신을 안내해 준 간호사가 들어가 보라고 눈짓을 했다. 병실 안에는 여자의사가 누워있는 엄마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보고 있었다. 그 여자의사가 고개를 들어 영신쪽을 쳐다보았다. 간호사가 ‘보호자분이세요’ 한마디 했다. ..
4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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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2 아침부터 추적거리던 비가 어느새 식당 바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붓기 시작하면서 손님은 뚝 끊겨버렸다. 식사를 하던 손님들도 문득 문득 고개를 꼬아 밖을 내다보며 비슷한 얘기들을 꺼낸다. -이제 장마가 시작되려나. 경숙은 카운터에 앉아 장부를 맞춰보는 척 ..
3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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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수화기를 내려놓고 영신은 둘렀던 앞치마를 끌러놓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화장대 서랍에서 시장 갈 때 드는 손가방을 꺼내 들고 다시 거실로 나온 영신은 미처 치우지 못했던 유리조각을 조심스레 걷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액자 속에 들어 있던 사진을 손가방에 집어넣었다. 어느..
2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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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엄마가 좋아하는 잡채를 만들 때가 영신은 가장 기분좋다. 될수록 들어가는 모든 야채는 가늘게, 가늘게 채를 썰어야 폭폭 양념이 배어 맛있다고 늘 이야기하던 엄마의 생일. 당신을 위해서는 모든 야채 실가닥처럼 가늘게 썰어야 하는 수고가 드는 잡채를 한번도 만든 적 없는..
1편|작가: 더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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