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어젯밤 일이 지금도 꿈만 같다. 아름이라고 했던가. 그 타원형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를 알아본 아줌마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119구급대에 실려가는 것을 보고는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두려웠다. 언니, 하고 불러 세우려할 때 내가 뒤 한번 ..
6편|작가: 진짜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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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시장을 꺾어 돌아 한참을 가다보니 커다란 아파트 단지가 어슴푸레 보인다. 열 두 시가 넘은 시간에 그 아파트가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사위가 환해진다. 두 마리의 미친개에 대한 치떨리는 분노와 저주를 토해내던 타원형이 위장으로부터 거부당한 음식물을 토해내기 시작..
5편|작가: 진짜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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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택시 안에서 타원형은 술이 좀 깨려는지 쉴 새 없이 지껄였다. 집을 나와 서울로 무작정 올라가서는 처음엔 주유소에서 먹고 자고 했으며 부탄가스나 본드 흡입, 남자애들과의 혼숙, 단란주점으로 보도 뛰기, 뱃속의 애 떼기 등등...... 애 낳는 것 빼고는 다..
4편|작가: 진짜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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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타원형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 죄숑함다, 하고 혀 풀린 소리를 내며 앉은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턱을 위로 한껏 젖혀 올리고 자고 있다. 자세히 보니 화장한 얼굴 위로 돋아난 보송보송한 솜털들이 역력히 보인다. 분명히 학생이다. 하지만 그 솜털들..
3편|작가: 진짜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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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가난한 건달의 딸로 태어난 나는 스물 일곱의 이 화창한 봄날까지도 여전히 가난하다. 건달은 아니지만 현재 직업이 없다는 점에서 아버지와 다르지 않다. 난 아버지를 감히 건달이라고 부르는 것에 잠깐의 찰나조차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내게 보여준 모습은 늘 책상..
2편|작가: 진짜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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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재작년 겨울 심심해서 한번 써본 이야기입니다. 읽고 평가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1) 낮에 면접 보러 들렀던 건축회사의 면접관은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송두리째 의심해볼 필요가 있음을 충고했다. 합격시켜주는 것도 아니면서 개인적인 충고를 아끼지 ..
1편|작가: 진짜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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