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편. 반지의 약속.
어머니는 서울로 오는 걸 반대하셨다. 새미아빠가 혼자 남아서 홀아비처럼 사는 걸 용납 할 수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집을 정리하고,친정근처에 조그마한 방을 하나 얻었다. 새미아빠는 현장 숙소에 머물기로 했다. 함바가 있어서 밥 걱정 도 덜 수 있고,시..
9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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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하는 길
그리고,숨막히게 그리운 날들이 흘러갔다. 나는 외출조차 삼가며,숨어 지냈다. 무심히 그의 병원 앞을 스쳐 지나갈 여유가 아직은 내게 없었 다. 참지 못하고 들어가서 진료중인 그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싶어질까봐 두려웠다. 무심한 일상이 흐르는 동안,시간이 그렇..
8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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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밑으로만 흐르는 물처럼.
새미는 아빠한테 착 달라붙은 채로 날 멀건히 바라다 봤다. 이틀이나 떨어져 있던 엄마였는데 웬일인지 반갑게 달려들지 않 았다. "새미,엄마랑 집에 가야지. 아빤 빨리 회사로 가야 돼." 남편은 안 떨어지려는 어린 딸을 내게 떼어 주며 말했다. 늦었다며 먼저 ..
7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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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슬픔
사라봉의 낙조는 아름다웠다. 차를 세우고 나니,유리창 전면으로 해가 지는 게 보였다. 부두엔 서서히 불들이 켜지면서 아름다운 밤바다를 비추고 있었 다. 바다에 이런 풍경도 있었구나,이렇게 가슴 저미게 아름다 운 노을도 있었구나- 아무 말 없이 해가 지는 걸 지켜..
6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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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루의 소풍
아침 일찍 새미에게 전화를 했다. 새미는 아직 자고 있다고 남편은 말했다. "엄마 찾고 울진 않았어?" "잘 놀다 잠 들려니까 울더라,내가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었지. 익숙해지면 괜찮겠지 뭐." "여보,새미 데리고 들어와." "어머니가 좀 데리고 있고 싶으시대..
5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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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사랑
다니러 오셨던 시어머니는 유치원에 가야 하는 새미를 굳이 서울 로 데려 가셨다. 한 동안 새미를 옆에 두고 싶다는 말씀이셨지 만 오래도록 소식이 없는 새미 동생을 염두에 두고 그러신다는 걸 알수 있었다. 내 놓고 아들 타령을 하시는 건 아니었지만,적 잖이 부담..
4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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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인연의 사이
새미는 곧 나아졌다. 의사는 자신이 아들만 둘이라 이렇게 예 쁜 딸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른 아이들도 많은 데 유독 새미를 귀여워하는 건 기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일주 일쯤 치료가 끝나고 새미는 완전히 회복되어서 다시 유치원에도 갔다. 새미..
3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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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온 풀씨 하나.
쇼핑봉투를 네 개나 쥐고 택시에서 내리자,슈퍼앞에서 배추를 다듬던 주인여자와 마주쳤다. 조금 난감해졌지만 그녀는 나를 보고 활짝 웃었다. "마트엘 다녀 오나 보죠? 요즘엔 다들 거기가 싸니까 그리 많 이 가더라. 좀 전에 생긴 물류보다도 더 싸죠?" "네,..
2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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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
앞 베란다에서 한라산이 보이고,뒷 베란다에선 바다가 보이는 집- 남편이 구해 놓은 집은 그런 집이었다. 낯선 곳에서의 하루를 온전히 들떠서 지냈다. 언제든지 산과 바 다를 볼 수 있는 집 얼마나 행복한가...짐을 풀면서도 행복해 했다. 그러나 다음 날, 비내..
1편|작가: 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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