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께서도 때론 이런 날이 있는지요?
이것 저것
세상만사 다 귀찮아 지는 ..
늘 가까이 하던 책도
중독 비스무리하던 인터넷도 전연 처다 보기 싫은..
어디 그 뿐이랴..
먹는 것도
치장하는 것도
외출은 더더욱..
그 모던 것 귀찮아 지는....
오로지
목숨연줄에 필요한 최소한 욕구만 채울 뿐..
그런 날 말입니다.
엄청 긴 몇날 며칠...
허무한 공상의 테두리 안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체
침대머리 베게 잎만
죄없이 적시게 하였지요.
요사한 최면술에 걸린 인간처럼..
어제는
봄비가 꼭 여름장마 비처럼 주룩주룩..
사람 마음 더없이 우울하게 하더니
오늘은
어제 내린 장대비에
내 마음 더불어
온 세상 깨끗이 세탁을 하였나 봅니다.
티 한 점도 없는 5월의 푸른 창공.
구질구질하게 구겨진 내 마음 또한..
곱게 다름 질 하는 기분 같아라.
이제껏 헝클어진 마음을 정리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툴툴 털어 버리고...
예전의 내 일상생활로 다시 돌아와서 랑..
먼저 컴퓨터에 전원을 켜 봅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당신들은
여전히 그대로 그 모습들이신데..
오죽 나만이
허황된 꿈길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무작정 서성이고 있었으니..
그 순간만은
참 불쌍하고 가엾은 중생이었나 봅니다.
왜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는 공상이란 울타리 안으로
누가 나를 그 곳으로 초대하였으며
이유없는 방황을 하였는지
아직도 풀지 못하는 미로에서
나 홀로 지금도 서성입니다.
그 치료는
아마 세월이 약이라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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