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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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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여자라고요


BY 만석 2025-08-01

하는 일 없이 오늘도 또 다 갔다. 찾아 올 이도 없고 누울 준비나 해야겠다고, 다른 날 보다 일찍 세면을 했다. 낮에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샤워를 했으니, 세수만 하면 된다.
"다른 날보다 이르니 오늘은 좀 찍어 발라 봐?"
대답을 해 줄 사람이 없으니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는, 양이 좀 많은가 싶은 걸 넉넉히 얼굴에 처덕처덕.

감았던 눈을 번쩍 뜨면서 나는 그만 기절을 할 뻔. 영감의 적지 않은 얼굴이 내 코 앞에 다가와 있다.
''뭐야요?"
우리가 언제 그런 장난을 해 보기나 했나?  나도 참 멋대가리도 없지. 하지 않던 장난에 나도 생소해서 멀뚱이 앉아 있고, 영감도 무안해서 히죽이 웃으며 안방으로 잰걸음질을 해서 들어간다.

영감은 원래도 멋대가리가 없지만, 이젠 나도 영감의 그 놀음에 희석이 된 모양이다. 영감이 안하던 장난을 할라치면, 허리를 비비 꼬우고 이쁜척 귀여운척 한 번 웃어보였으면 좋았을걸. 장난을 잘 치는 영감이었으면 몰라도 십년에 한 번 척해보였다가, 멋대가리 없는 늙은 마누라에게 도둑질이라도 하려다 들킨 듯 많이 무안했겠다. 나도 이젠 매사에 즐거운 일이 없으니, 멋대가리도 없긴 없겠지.

그런데 오늘 저녁에 영감이 잠이 오질 않나보다. 감았던 눈을 떴더니 영감이 또 보인다.
"그런데 그거 왜 발라? 그 비싼 걸 얼굴에다가?" 영감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
"이쁘라구요~!"
"아니 당신 나이가 몇인데 지금 그걸 바른다고 얼마나...."차마 뒷말은 끝을 맺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칫! 아무리 늙었어도, 그렇다고 이걸 왜 못 발라? 나도 아직 여자라구. 내일부터는 더 치덕치덕 발라야지."
나도 참 못났다. 찬장 속에 쟁겨놓은 꿀단지를 꺼내서 영감 코 앞에 바짝 내 보일 걸. 영감은 뭐랄까?
"영감. 그래서 이쁘다 소리는 못들어도, 아직 피부 좋다는 소리는 매일 듣고 살지요. 이 얼굴에 피부까지 ....아유~ 끔찍해."나도 아직 여자라고요                                                  왕년엔 나도 요런시절 있었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