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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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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40) 인터넷 스토리


BY 남상순 2002-11-15

어제 강원도에서 전화 한통화가 왔어요.
정선에 계신 인터넷 친구인데
김장을 하셨다고 김치를 택배로 보냈다는군요
감자랑 고추가루를 함께 보내셨대요.
오늘 교회 사무실로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택배가 도착하거든 맛보시고 흉보시지 말라고...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어요.

인터넷!
"컴 닫아버리면 그만!" 인가요? 아니예요.

인터넷!
인연이라는 끈으로
사랑이라는 띠로
흐르는 정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하는 주체가 사람! 이니까요.

난 정말 쌀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구에게 그렇게 정성어린 선물을 잘 보내보지 못하고 살아요.
덜렁 돈 몇푼 기부한 경우는 좀 있는지 몰라도...

요즘 문 밖에만 나가면 김치 파는 곳이 수두룩하고
인터넷에 들어오면 김치 사이트가 한둘인가요?
하지만 오늘 도착할 김치를 어찌 혼자 먹을 수 있을까요?

엊그게 강화에 사시는 분이
노후에 강화에 집을 사고 농사가 뭔지도 모르시다가
농사를 지으시면서 풋고추를 한바가지 따서 보내시더니
뾰죽감과 도토리 가루를 만들어 보내셨더라구요

강화 도토리 묵에 정선의 김장김치
이 사랑을 먹고 싶은 친구들을 모아모아
김치 도토리묵 파티를 열어야겠습니다.

매년 부산에서
배도 아닌것이 사과도 아닌것이
요상한 과일 한상자를 꼭 보내주는 인터넷 친구가 있는데
그 정성이 또 생각납니다.

뭘 받았다고 자랑하는 것 같아 본의가 아니게 되었습니다만
엊저녁 피자를 인터넷으로 주문해 먹는 딸에게
"전화로 주문안하고 인터넷으로 해?" 라고 물었는데
나두 아기 기저귀와 우유는 인터넷으로 사거든요?
인터넷 세상 어디까지...?

범죄가 들끓고 자살사이트도 많다는데
인터넷으로 살맛나는 이 할매는
매일 휘둥그레...놀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