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집
그리운 집 추진 날 오후, 길모퉁이에 솜뭉치처럼 얽힌 바람이 지지리 궁상을 떨며 볕 자리를 깔고 앉아 졸고 있다. 지하 단칸방으로 단 흙처럼 뿌려지던 햇살이 몸살로 자리 누운 지 오래 장롱 속 눅눅한 아이의 옷가지마다 버짐처럼 번진 곰팡이를 ..
7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297|2004-11-09
벗꽃 날리던 그 날에 ~
영화 "봄날은 간다"를 본 세월도 삼년이 흘렀다.그 영화에서 봄날은 정말 주체할 수 없이 타오르는 사랑이었다가 벗꽃잎처럼 흩어져 내리는 쓸쓸한 삶의 오후였다. 누구나 그 봄날에 꿈꾸었을 한낱 부스러기 같은 사랑의 무게는현실 속에서 뭉게지고 일그러지는 꿈이 아니었을까 싶..
6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389|2004-04-19
슬플 때 나는 가을이 된다
어둠을 헤치고 나온 새벽별은 눈물을 품은 듯 아름답다. 새벽별이 지고 한줄기 햇살이 이슬 맺힌 나팔꽃 속으로 꽂힐 때 사람들의 모습이 코스모스처럼 한들거린다. 그러나 가을 새벽이 수렁 같은 안개 속을 헤치고 나올 때 나는 슬프다. 내 슬픔이 천년의 고..
5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508|2003-10-02
슬플 때 나는 가을이 된다
생각하는 이의 세상 나들이 어느 날, 달팽이관 속으로 들어 가 나오지 않는 나를 보았다. 그렇게 어둠의 동굴을 파고 세상의 문을 닫아버린 나를, 오늘 찾아 나서기로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굴절 된 빛을 보듬고 님들과 만나고 ..
4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287|2003-10-02
기찻길의 흐린 삽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 날엔 찬바람을 이고 가는 기찻 길을 걸어 보세요.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부르던 옛 시절로 돌아가 아득히 달려오던 기차의 앞머리에서 피어오르던 아지랑이 같은 물결도 보고 기차가 설 때마다 꾸러미 꾸러미 이고 지고 내리던 ..
3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349|2003-08-28
살다보면 문득 그리워지는 것..
늦은 밤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득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있네요. 그 달을 둘러싸고 있어야 할 별들은 보이지 않고 칙칙한 어둠만이 촘촘히 박혀있네요. 돌이켜보면 내 빛나는 꿈들을 싣고 흐르던 별빛에 눈 맞추던 시절이 그리 멀지 않았던 것도 같은데, ..
2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282|2003-08-27
길 위에서 꾸는 꿈
그 해 여름의 햇살은 이처럼 눈부셨을까 ! 손 끝으로 금새 빗줄기를 쏟아 낼 수 있을 만큼하늘이 푸르게 깊어지면 내 생각의 깊이도 걷잡을 수 없게 커가는 것을 느낀다. 가냘픈 허리를 휘감고 태초의 모성으로 씨를 키워가며 햇살을 애무하는 나팔꽃을 보면 나는..
1편|작가: 생각하는 이
조회수: 1,443|2003-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