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식
10월의 비 내리는 날 낯부터 저녁까지 쇼핑백을 들고 가게 앞을 지나다닌다. 속된말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저녁이 되니 바람도 불고 쌀쌀한데 하얀 누비점퍼에 검정바지, 흰 운동화 차림이다. “아제 쇼핑백을 들고 하루 종일 어디를 그렇게 왔다갖다 하시는지...”..
18편|작가: 주인
조회수: 706|2018-10-11
남자의 호기
재수는 오랫만에 검은 테 안경을 쓰고 말쑥한 차람으로 나타났다. 한손에는 선물 상자가 들려있다. “누나 명절 잘 지냈지?” “아제도 잘 지냈지요?” “아니 잘 못 지냈지 나는...” 왜냐고 묻기도 전에 상자를 놓고 나가버린다. 한참 후에 돌아온 재수는 그..
17편|작가: 주인
조회수: 602|2018-09-30
궁금하면 10원
"아제 그 박스 뭐예요? 며칠 동안 계속 들고 다니던데...“ “이거? 궁금해? 누나도 궁금한 것이 있다 이거네? 그렇다면 10원입니다.” 궁금증을 풀어 준다며 손바닥을 벌리고 10원을 얹으란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이 그림책에 나오는 도인 같다. 그 모..
16편|작가: 주인
조회수: 914|2018-09-20
사랑받는 기분
어찌된 영문인지 며칠째 무슨 박스를 들고 열심히 우리가게를 지나쳐 왔다 갔다 한다. 방앗간 참새가 왜 안 들어올까? 궁금했지만 문을 열고 나가서 물어보기도 그렇고 모른척하며 며칠이 지나갔다. “아이구~~ 누나! 팔 짜가 나이스네 그려. 노인네가 무슨 공부를 하는 ..
15편|작가: 주인
조회수: 577|2018-09-14
강남 신사
점포 3층 관리사무실에 관리하는 아제와 재수는 학교선후배라고 했다. 관리과장은 매달 관리비를 청구하러 올 때마다 늘 술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다. “아제 몸소 왕림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전화로 알려주시면 온라인 할게요. 다음 달부터는 전화로 통보해주세요.” “형!..
14편|작가: 주인
조회수: 545|2018-09-12
강남 제비
재수는 깁스를 풀고 멋을 내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반질거리는 외모인데 옷 차람에 신경을 쓰니 속된말로 제비새끼다. “아제! 너무 강남 제비인걸요? 예뻐요.” “예뻐? 기왕이면 멋있다고 해주지 예뻐가 뭐야 누나~~” “ 아~ 여자 손님들에게 하던 말버릇이 있어..
13편|작가: 주인
조회수: 725|2018-09-09
애라 모르겠다
목발을 짚은 재수의 모습은 늘 명랑했고 하루하루가 행복해 보였다. “누나! 누나 낭군님 혹시 중국집 하는 거 아니야?” “??? 무슨 중국집?” “누나 집 대문 앞에는 아마도 일주일에 5일은 중국집에서 제일 큰 쟁반 아니 접시하고 그릇 몇 개씩 있어서 그렇게..
12편|작가: 주인
조회수: 904|2018-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