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3층 관리사무실에 관리하는 아제와 재수는 학교선후배라고 했다. 관리과장은 매달 관리비를 청구하러 올 때마다 늘 술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다.
“아제 몸소 왕림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전화로 알려주시면 온라인 할게요. 다음 달부터는 전화로 통보해주세요.”
“형! 나 다른 뜻이 있어서 온 거 아니야요. 형 얼굴도 볼 겸 겸사겸사 들러 본건데 섭섭하네요. 누구는 매일와도 되고 나는 오지마라 이거네?”
재수가 매일 들락거리는 것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웃어넘겼다. 나이를 먹었거나 덜 먹었거나 술기운에 지절대는 것은 무시 할 수밖에 없다.
명절 밑이라 혹시 하는 기대에 가을 의류를 구비하고 마네킹 옷도 갈아입히고 유리를 신문지로 열심히 광을 내고 있는데 손가락으로 콕콕 사람을 치며 말한다.
“아제 부탁할게요. 손으로 치지 말고 말해요.”
“형! 무슨 말이오?”
“아제는 무슨 말을 할 때 상대를 손으로 치면서 말을 해요. 여자들은 그런 텃 치 싫어하는 것도 모르나 봐요.”
“여자들이 싫어해요? 에~효! 형도 여자다 이거지? 형은 그냥 형이지...으우으 여자 대접을 받고 싶으시다 이거네?”
미간을 찌푸리고 싫은 내색을 하면서 말을 하니 술기운에 기분이 안 좋았는지 이말 저말 목소리 높여 떠들고 있는데 재수가 들어온다.
“어? 형님 여기 왜 오셨우? 옷 사러? 오셨우?”
“아니 형한테 볼일이 있어서 왔지. 그런데 너는 보아하니 여기가 방앗간이더라? 둘이 사귀냐?”
“형이 누구야? 누나가 형이야? 하하하~~ 형 술 많이 했나본데 올라 가슈~~”
재수가 관리아제를 달래듯 데리고 올라갔다.
강남제비 오늘은 강남 신사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