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 그 박스 뭐예요? 며칠 동안 계속 들고 다니던데...“
“이거? 궁금해? 누나도 궁금한 것이 있다 이거네? 그렇다면 10원입니다.”
궁금증을 풀어 준다며 손바닥을 벌리고 10원을 얹으란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이 그림책에 나오는 도인 같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났지만 점점 농담이 늘어가는 것 같아 참았다.
“누나 그럼 외상으로 알려줄까? 아니면 나도 누나한테 궁금한 거 물어볼까? 가브시키 하자고...”
“그래요.”
“내가 궁금한 건데 저번 날 3층 형이 누나한테 치근대던데 왜 그런 거?
“아 그날 그거? 그 양반이 늘 술 냄새를 풍기며 들어와서 말할 때마다 콕콕 치는 것이 불쾌하다고 했더니...“
“어~허! 그게 다야? 말이 다른 걸? 나 한 테는 누나가 옆구리 콕콕 찔렀다고 나한테 그러던데?”
“네? 뭐라고요?”
“누나! 그 형이 올라가면서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 난 그래서 누나가 고상한척 하더니 응큼한 할마시구나 생각 했는걸? 말이야 바른말이지 그 형 멋 있잖어? 그래서 누나가 먼저 옆구리 찌른 것 아니야?”
이런 저런 말 같지 않은 말을 계속 뱉어내고 있다. 아니. 그 짧은 시간에 도대체 이 녀석들이 무슨 개 같은 소리를 왈왈 짖어댔단 말인가 농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 인내심이 결국은 폭발했다.
“별 미친놈들 다 보겠군. 야! 재수 없게 굴지 말고 너도 꺼져!”
“우이 c발 그 형이 그랬다니까 왜 나한테 화를 내요 누나~~ 삼자대면 할까?”
“아무리 술먹은 개라지만 농담으로라도 할 말이 따로 있지 그런 잡소리들을...”
“와~~ 누나 한 성질 하네? 알았어 사실이 아니라면 내가 못 참지. 내 귀로 분명히 들은 말인데 나만 누나한테 욕 듣고 이게 뭐야? 내가 확인해줄게.”
얼굴이 빨개진 재수 3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다툼의 원인은 하찮은 것에서 시작 되는 것을 알기에 간판을 끄고 셔터를 내리고 대낮에 퇴근을 했다.
집에 돌아와 생각을 한다.
지금쯤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까 궁금하다.
손바닥을 벌리고 농담처럼 장난치던 재수의 말이 생각났다.
“궁금하면 10원”
흐~미!
나도 모르게 화장대에 굴러다니던 10원짜리 동전을 만지작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