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만 되면
시를 실컷 먹고 싶다.
많이 먹어 소화불량 걸려도
괜찮다.
살이 쪄 뒤루뒤룩 해져도 더 더욱 좋을 것이다.
그 시는
내 영혼에서 소화되고
자유로워지고
가둬놓는 곳을 모를 것이다.
오만 할 것이며
수그러짐이 없어도
부끄러움도 모를 것이며
더 더욱 뚱뚱해 질 것이다.
내겐
항상 푸르른 싱싱한 야채.
산 개울에서 흘러내려온 한주먹의 물.
떡갈나무 뿌리곁을 흩어 내려온 공기 .
그렇게
버무린 시를
오만하더라도
부끄러움을 모르더라도
한 낮의 정오에
초대하여 실컷 보고 말 걸며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