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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시를 먹고 싶다.


BY 천 정자 2004-12-01

점심  때만  되면

시를  실컷 먹고  싶다.

많이  먹어  소화불량  걸려도

괜찮다.

살이  쪄  뒤루뒤룩  해져도  더 더욱  좋을 것이다.

 

그 시는 

내 영혼에서  소화되고

자유로워지고

가둬놓는  곳을 모를 것이다.

 

오만 할 것이며

수그러짐이  없어도

부끄러움도  모를 것이며

더  더욱  뚱뚱해 질 것이다.

 

내겐

항상  푸르른  싱싱한  야채.

산 개울에서  흘러내려온  한주먹의  물.

떡갈나무  뿌리곁을  흩어  내려온  공기 .

그렇게

버무린  시를

오만하더라도

부끄러움을  모르더라도

한 낮의  정오에

초대하여  실컷  보고  말 걸며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