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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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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강가에서


BY 등 꽃 2001-08-30


저녁 강가에서










- 저녁 강가에서 -



서쪽 산마루에

한 뼘쯤 햇살이 걸려 있다

저녁 강가에서 노을을 걸치고

낚시꾼은 찌 끝에 삶을 매 단채

강물 따라 떠 내려 간다


하얗게 빛 바랜 그리움 한 줄기가

저녁 연기 처럼 피어오른다


땅거미가 강 바닥으로 내려와

달무리를 만들고

생각 한쪽 끝에

들꽃 무늬를 넣고

소박한 사색의 모래 한줌 주워 담는다


바람결에 따라온 가을!

가냘픈 코스모스 한잎 가을이

가슴 안으로 걸어들어와

땡볕 팔월을 소리없이 밀어내고


한해 구월이

표주박같이

쪼그라진 마음 속으로 파고 든다


가만히 숨 죽인채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