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육일째 내리던 장대비가 멎었습니다. 진석씨의 다리도 다 나아가고. 현수씨의 노래도, 그의 팔도 모두 점점 더 낳아질 즈음 말입니다. 칠일째 되는 아침. 저는 그 길로 하산을 할 생각 이었습니다. 두 사람과 함께 말입니다. 해서, 우리는 산장에 있는 모든 이들..
7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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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빗물인지 셈물인지 모를 물 소리가 앞마당을 질퍽하게 덮었습니다. 길손들을 잠 재우고 있는 텐트들이 조용히 빗속에 도란도란 앉아 있는 앞 마당이 훤히 보였습니다. 내 손을 잡고 있던 진성 스님의 손을 살며시 거둬내고 휘청거리는 다리를 겨우 세워 일어 섰습니다..
6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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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점점 불안해져 오는 가슴을 보듬고 무심히 떨어지는 빗방울이 어둠뒤로 사라지는 것을 우리 셋은 묵묵히 보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저는 종이를 꺼내서 누구든 이곳을 지날 사람을 통해서 산장지기 아저씨에게로 쪽지를 보낼 생각 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도착 하지 않았다고 ..
5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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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어제부터 시작된 장마는 호남지방에 집중적인 폭우를 퍼부우며 북상중입니다. 남원일대는 잠시 비구름이 낀 상태로 잠시 굵은 빗줄기는 멈추겠지만, 오후에는 전국적으로 장마 전선이 확산될 것 같습니다. 무더위를 씻어주는 장대비가 아닌 이번 장마 비로 지리산 일대는 곳..
4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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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산에는 별들이 참 빨리 찿아 옵니다. 해가 산을 넘어 얼굴을 묻으면, 달은 기다렸다는 듯이 금새 얼굴을 반대편에서 내 밀고 산 속을 살핍니다. 저는 일부러 보폭을 느리게 잡아주는 진석씨의 배려에 못내 감사하면서도...그때까지도. [저도 장애자 ..
3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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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서두르는 나를 산장지기 아저씨는 밥 숟가락 너머로 빼꼼히 쳐다 보았습니다. "오늘은 어디로 행차를 하시려고 그렇게 서두르시나 산 아카씨?" 라고 코믹하게 물어왔습니다. "불일암에요...." 그러자 상길이 이를 들어내고 웃으면서 말을 ..
2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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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산에 간다 지리산 간다. 산에 간다. 지리산 간다. 병신 둘 이서 지리산 간다. 나는 눈 두 알 만 달랑 달고, 새 들이 노래하는 소리 보러 간다. 너는 한 다리 절며, 그래도 몸뚱이 꽂꽂이 천황봉에 세우고, 네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알려고 간다. ..
1편|작가: 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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