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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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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 위자료 청구소송


BY *콜라* 2010-04-25

 

\"너 언제 아줌마 닷컴 사장되냐?\"

 

눈 뜨면서 이불 위로 팔 뻗어 노트북 테이블 끌어당겨 

누운 채 아컴부터 열어 30분은 사이트 훑어보고  

 

저녁 밥 먹고 침대에 누워 다시 배 위에 노트북 올려 놓고

아컴 열어 초기화면이 좌악~~~ 뜨는 걸 본 남편의 질문.

 

\"내가 왜 아줌마 닷컴 사장 돼?\"

 

아직 그의 질문 요지를 파악하기 전이었다.

 

\"눈뜨면 아줌마 닷컴 들어가 둘러보면서 하루 시작하고, 퇴근하면 또 컴퓨터 붙들고

그렇게 좋아하길래 난 또 사장자리 노리는 줄 알고...\"

ㅋㅋㅋㅋ

 

\"아마 아줌마 닷컴 사장도 너처럼 캐나다 시간대에 눈 말똥거리며 글 쓰고

낮 시간 일하면서 수시로 본 것도 모자라, 퇴근 후엔 한국 아줌마들 활동 시간대에 맞춰

새 글 찾아 읽고 혼자 울고 웃느라 새벽까지 야근하고 ...그러진 않을 걸?

 

농담 반, 빈정거림 반이다.  

 

\" ~ ~~~ 요새 취미라곤 딱 아컴 가는 것 뿐인데 그걸 못봐주네~   ~\"

~ 삐졌다.

 

그는 마누라가 컴퓨터 열 방지 받침대 배 위에 올려놓는 순간 김 팍 샌단다.

배 위에 노트북 올리면 옆에 있어도 만질 수도 없고, 안을 수도 없고 ....

그렇게 옆에서 기다리다 기다리다 잠들어야 하기에..

기러기 아빠 보다 더 외롭다느니.... 컴퓨터에게 생홀아비 위자료 청구소송 할 수도 없고

한글 프로그램을 깔아 준 실수였다느니...

 

하, 아무리 몰라도 그렇지....아컴 중독은 얼마나 건전하며 

우리 가정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중독이야?

 

24시간 들락거려봤자 거기서 도박을 해, 바람을 펴~ 이상한 넘들이랑 음란채팅을 해~  

춤바람이 나~ 쓸데없는 정치 논쟁으로 기를 뺏겨~ 피싱 걸려들어 돈을 날려~

입회비가 들어.... 멤버 쉽 회비가 있어.....

 

온라인이라는 문명의 힘을 빌려 다양한 삶의 모습 보고 보여주며 

후배 아줌마들은 선배 아줌마들의 지혜와 살림 솜씨 배우고

속 상함 있으면 훌훌 털고 갈 수 있으니 주부 알콜 중독자 수치 내려주지, 아이들 교육 정보에

가족간 화목하게 지내는 마음 엿보며 배우고, 재치 만점 아이디어 만점의 요리 배워서 

가족들 건강 챙기지... 

뭐 하나 흉되고 욕할 게 있어야지...... 

 

\"아컴 들어가는 거 싫으면 나도 술 마시고  다른 사람들처럼 집 밖에서 놀까?.\"

\"아니야~ 아니야~ 알았으~ 그게 아니구....\"

\"됐써!\"

 

내 말이 경음으로 발음되면 화가 나고 있다는 징조다.

 

\"알았으~~ 알았으~!! 에잇! 울 애기가 그렇게 좋아하니까  차라리 아줌마 닷컴 사 줄까?\"

\"누가 판대?\"

ㅋㅋ

 

\"그럼 하나 차려줄까? 아줌씨 닷컴이라고.\"

ㅋㅋㅋ 웃음 때문에 싸움이 안 된다.

 

\"아니다. 아줌씨 닷컴 하믄... 뭐 또 상호 도용이라고 복잡 해 질테니까,,,,,

지금처럼 거기서 실컷 놀아버려~ 공짜로~\"

ㅋㅋㅋㅋ

 

아마도 나처럼 시간만 나면 컴 껴안고 있는 마누라 한 번 안아보려고

밤마다 이제나 저제나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남편들 많지 않을까.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그렇게 재미있어 하며 지겨운 기색도 없냐고

어쩌다 내가 쓴 글 보려고 하면 보여주지 않다가

이상한 사이트인가 오해 할까 염려되어 어제는 \'밤새 맞고 싶다\'는 글을 보여주자

뭐 자기랑 있던 뻔한 얘기들인 걸 보더니 웃으며 하는 말.

 

\"그냥 학교 가기 싫어 땡땡이 쳤다. 한마디면 끝인 이야기를 길게도 썼네...\"

 

그리고 오늘 내내 나의 행동과 아컴 님들의 글 제목들을 끌어다 연결짓는다.

 

봄이라 입 맛이 없다고 했더니

\"분홍 땡땡이 원피스 입고 싶어서 그래?\"

이건 카라님 글

 

손님 주문을 잘못 알아듣고 실수했더니

\"상태 불량 아줌마하고 노니까 그렇지\"ㅋㅋㅋ

이건 헬레네님 글

 

꿈꾸는 섬님이 가입했으니 자기도 가입하라고 했더니

\"섬이 어떻게 꿈꾸냐. 꿈을 꾸면 섬이 나오지\"

 

출산한 후배네 토요일에 가자 일요일에 가자 실랑이하다가 함께 안간다고 했더니

\", 내가 죄인이로소이다\"

이건 낸시님 글

ㅋㅋ

 

꽃님 글보며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었던 모양

\"남의 남편 넘보는 년들 다 죽인대?\"

 ㅋㅋㅋㅋ

 

하루 종일 웃었더니 주름이 101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