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벛꽃과 매화꽃이 채 피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암 \"진단받고 꼭 한달 일주일 을 사셨습니다
그렇게 봄꽃을 보고싶어 하셨는데 장삿날 비가 개이고 활짝 벛꽃이 피어서 아버지 화장터에 자지러지게 흐트러져 아버지 가시는길을 장식합니다
곱상한 진달래 도 한껏 분홍을 자랑하며 가신님이 민망하게 화려합니다
4월20일 저녁 5섯시 50분
\"여보세요?\"
\"네 누구세요?\"
\"여기 춘천병원인데요 아버님이 지금 운명하셨습니다 맏따님이시죠? 그래서 전화 드립니다 빨리 병원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네? ㅠㅠㅡ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명숙아 명숙아 ~~~~얼른얼른 병원가바라 아버지 운명하신듯하다 난 여기서 준비해서 출발할테니 얼른 가바라\"
\"응 언니 천천히 와 돌아가셧는데 어쩌겠어 다 알고 지낸 시간인데 알았지?\"
\"그래 ㅠㅠ알았다 천천히 가마 상조회 연락했으니 차가 갈거다 석사동 장례 예식장으로 모셔라 빨리갈게\"
\"응 ,,,언니 ㅠㅠㅠ\"
신랑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이렇게 느리긴 그리고 이렇게 내가 빨리 춘천을 가려하는건 첨이었다
장례 예식장에 가니 아버진 냉동실에 보관중이고 여 동생 둘이 멀쭘히 앉아 울고 있다
써늘한 기분으로 사무실로 가서 장례 절차 상담하고 음식도 맞추고 가신아버지 위해 울사이도 없이 장례 절차에 따라서 상조회에서 나온 분들과 이것저것 알뜰히 계산을 하느라 더 분주했다
저녁나절 사춘 오빠가 오고 부천 남동생도 왔다
갸날픈 반신불수 엄마는 아무말없이 허~연 파마 머리가 더 부해서 얼굴이 한없이 작아 보인다
\"엄마 ~~ㅎㅎㅎ 갠찮지?
\"그럼 머 어때 잘 갔지 오래 살면서 아파하면 그걸 어떻게 보겠니? 니 아버지 니들 효도 한달동안 실컷 받고 갔으니 댔다 수고했다 이제 장례도 간단하게 조용히 잘 치르길 바란다 \"
\"네 엄마 ㅠㅠㅠ,,그럴게 그렇게 할게 아버지 마지막 길 내가 편히 알아서 모실게요 맘 다부지게 가지고 너무 허허하게 울지 마세요 그럼 엄마 힘들테니\"
속속 문상객들이 조용히 문상을 해주고 밖엔 가난한 아버지 돌아가심을 애도하며 화환들이 하나씩 들어서서 문상객들을 먼저 맞이 한다
하얀 국화꽃들이 빼곡히 들어차 까만 리본으로 장식해 아버지 돌아가심을 알리고 있다
사진속 아버진 머리는 하얗게 정갈하시고 이리저리 내가 돌아서 아버지를 뵈어도 사진속 아버진 날 바라보고 계신다
더 이상 난 울지 않고 이 시간을 배길수 없어 아무 장식없는 아버지 사진만 덩그마니 있는 상을 잡고 목이 터져라 울었다
\"아버지~아버지~~아~버,,지 ㅠㅠㅠㅠ 내가 잘못했어요 생전에 아버지 미워서 말도 잘안하고 대화도 없어서 아버지 돌아가시면 울음도 안나올거 같았는데 이렇게 내가 가슴이 미어져 아버지 영정앞에 앉아 아버지 불러 봅니다 아버지...좋은데로 가세요 아버지 내가 잘못했어요 \"
소리쳐 바닥을 손으로 치며 불러도 조용합니다
두다리 뻗고 아버질 불러도 영정속 아버지는 아무말없이 날 바라보고 계십니다
악이란 어디 한군데 찾아볼수 없는 내 아버지 ....
친구도 없고 오라는데도 없고 친척들도 자식들도 자상히 아버지를 상대 안했던 아버지 인생을 내가 안타까워 소리쳐 울어봅니다
뱃속이 암으로 가득차서 주사기로 복수을 뺄수 조차 없을정도로 가득찬 배를 아버지는 내가 가면 언제나 배를 문질러 달라 하셨습니다
손바닥만하게 딱딱하게 가득찬 배를 난 말없이 문질러 봅니다
아버지 배를 문지르는건지 아니면 암덩어리를 문지르는건지 분간을 못합니다
아니 분간이 아니라 분명 암을 문지르고 있습니다
터질듯 부은 팔에 천천히 링겔에 몰핀을 희석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바짝마른 낙엽처럼 꼭 쥐면 부서질듯 내 한팔에 쏙 들어오는 아버지를 난 두손으로 안아 봅니다
\"아버지 안아파?\"
\"아니 아프진 않아 그냥 답답하고 뻐근하기만 하다\"
\"그래요 그럼 참 다행이다 아버지 그치 ㅎㅎ 다른사람은 엄청 아파하고 난리 치는데,,\"
\"그래 그게 다행이다 아프면 나도 못참을거 같은데 안아프니 다행이다 이제 얼른 갔으면 좋겠다 너도 힘들어 하고 나도 많이 힘들다\"
\"아버지 곧 갈거예요 그런말 하지마요 그래도 이렇게 안아프고 우리 볼수 있으면 좋은거지 아버지 가실때 우리가 되도록이면 보려고 딸 셋이 돌아가면서 병원에 오고 있으니 혼자란 생각말고 가실때 편히 가세요 알았죠?\"
\"그래 고맙다 널 공부 못 시키고 아픈걸 못 고쳐 주고 가서 내가 그게 한이 되어 가슴에 담고 갈려한다 옥이야 ..미안하다 고생 시켜서 그리고 고맙다 이렇게 네가 날 갈때까지 잘해줘서 정말 고맙다 옥아,,,\"
\"아버지 나두 고마워요 나두 아버지 그렇게 미워만 하지는 않았어요 간혹 아버지 딸로 행복할때도 있었어요 그러니 나 한테 미안하단말 하지 마세요\"
\"그래 그럼 더 고맙고 네가 있어 내가 가는게 편하다\"
\"아버지 ㅎㅎ나두 아버지 잘 보내드릴게요 걱정마세요 \"
휠체어에 기대신 아버지 모습은 모든걸 체념한듯 아무 번뇌가 없으십니다
허옇게 들뜬 아버지 얼굴은 무국 같았습니다
두발은 만질수 없게 부어서 금방이라도 물이 터져 나올듯 합니다
혼자 걸을수 없어 겨우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게 고작이십니다
돌아가시기전에 난 꿈을꿨습니다
큰 기와집마당에 내가 앉아 어떤 일을 하던듯한데 아버지가 까만 양복을 입으시고 걸어들어오십니다
\"아버지 웬일이세요 이리 앉으세요\"
아무말씀이 없이 그냥 그대로 서서 날 한참을 내려다 보곤 되돌아 가십니다
\"아버지 왜 그냥 가세요 앉았다 가세요~~아버지~\"
뒤도 안돌아 보고 대답도 없이 그냥 그렇게 마다을 가로 질러 나가십니다
새벽에 놀라 일어나 무릎을 세우고 앉아 웁니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곧가시려나 보다 생각하니 맘이 더 급해집니다
\"강원대학교 교수가 왔다 갔다 나보고 빨리 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그러자 했으니 날 빨리 갈수 있게 준비 해라 \" 동생한테 그렇게 말씀하시고 3일지나고 나서 아버지는 그렇게 먼길을 혼자 가셨습니다
아무도 못보고 혼자 그렇게 병원서 조용히 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3일전 마지막 얼굴을 뵈었는데 벌써 보고 싶어집니다
생전 보고 싶지도 않던 아버지 얼굴이 지금은 더 보고싶고 기억이 생생해 집니다
어떻게 하나요 이렇게 아버지 보고 싶어 지는데 어떻게 할까요
나 어떻해요 아버지...
첨으로 아버지만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문상을 하고 계십니다
친척들도 와서 향에 엎드려 웁니다
난 더이상 참을수 없어 화장실 가서 울었습니다
항상 난 맏이라서 산꼭대기에서 두루두루 여기저기 생각하고 살펴야 하기에 난 혼자 울수도 없습니다
가슴이 터질거 같은데 미치게 울고 싶은데 그럴수 없습니다
내가 울면 동생들 엄마들 그리고 문상온 님들 생각해야 하기에 난 울수조차 없습니다
입관식이 끝나고 난 하얗게 아버지를 입었습니다
머리엔 하얀 매화같이 핀을꽃고 퉁퉁부은얼굴로 하얀 저고리 고름을 맵니다
그리고 첫 제사를 올립니다
생전에 그렇게 좋아하던 꽃으로 단장을 하신 아버지 영정에 난 참을수 없어 절도 못하고 그냥 엎드려 소리소리 질러대며 울어봅니다
난 아버지 앞에서 그렇게 울줄 정말 몰랐습니다
한참 지나니 사춘 동생들 언니들 그리고 이모와 동생이 날 달래 봅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눈은 이미 넘친 장맛철 붉은 진흙물처럼 붉어져 있고 고름은 다 풀어져 있으며 바닥엔 콧물과 눈물이 흥건히 고여 있습니다
동생들이 날 일으켜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토닥여 줍니다
아들이 물을 떠다 먹이고 안아줍니다
기운이 떨어져서 눈을 뜰수 없습니다
다들 날 방으로 데려다 눕히라 합니다
하지만 갈수 없습니다
낼이면 갈 아버지를 여기두고 내가 방에 갈수 없습니다
그냥 여기있게 해달라고 사람들한테 애원했습니다
\"야야 네가 참아야제 니가 맏이 아이가 니가 이리 울마 니 어마이 맘이 어떻겠노 이러지 마라 니맘 누가 모르겠노 요즘 이마이 하는 자식읍다 다들 알고 있다 아이가 그러니 이렇게 우지마라 니 몸을 생각해야제 간사람은 간 사람이고 산 사람은 우야든 살아야 안하나 그러니 우지 마라 니 안울어도 니 맘 다 안다 니가 우마 니 동생들 다 따라 운다 아이가 그니 정신차리고 손님 맞이 해라 알것나 내말 이제 어마이 생각해서 살아라 알것나?\"
이모가 대구 사투리로 날 안아 준다
기운이 없어 그냥 기댄채 서럽게 울음 웁니다
\"고마해라 아고 야야 이러지 마라 니 우마 내도 못참것다 알것나 옥아 정신 차리고 우지 마라 우지마라\"
여기저기 나 우는거 보고 다들따라 울고 눈물을 훔칩니다
엄마다 따라 곡을 하고 계십니다
바람불어 벛꽃은 휘날리는날 아버지는 관위에 태극기를 덮어 쓰고 화장장으로 가시려합니다
\"아버지 아버지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요~~\"
난 울고 불고 소리소리 질러대며 아버지 관을 막고 누어서 악을 쓰고 발버둥칩니다
조카들의 손에 의해 운구하던 아버지는 그대로 멈추었고 난 일어나서 태극기 덮인 관을 쓸어 안고 울부 짖습니다
옆에서 시간이 없다고 날 끌어내리라 합니다
동생들과 사람들이 양쪽을 날 잡고 꼼짝못하게 합니다
4월이라도 바람이 세찬 이른아침 아버지는 그렇게 날 뒤로 하고 가셨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소리 질러도 답이 없습니다
이제 마지막 화장으로 운고 되고 있는데도 아버지는 아무 소용돌이 없이 조카들 손에 의해 가시려 합니다
악을 쓰고 불러본들 내 소리는 작게 내 몸에서 사라지고 눈은 퉁퉁부어 눈물조차 나오지않습니다
양쪽에 사람들이 날 잡고 있어 온몸을 놔달라고 발버둥치고 소리쳐 저고리는 벗겨저 찢어졋고 런닝차림으로 달려가 마지막 들어가는 아버지 관을 잡고 매달렸습니다
들어가던 관은 멈추었고 사람들은 날 보고 울고 난 아버질 잡고 웁니다
화장장 직원이 날 밀고 다시 단추를 눌러 아버지 관이 불길속으로 마지막 들어갔습니다
그자리에 앉아 난 울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아들과 동생이 날 안아 밖으로 나왔습니다
며칠만에 첨으로 하늘을 바라 보았지요
다를게 없이더 맑은 하늘이 아버지 위해 있는듯 합니다
걸음을 걸을수 없어 그 자리에 아무렇게 주저앉아 멍하니 진달래 꽃을 바라봅니다
되돌릴수 없는 마지막 울음을 내가 이제 웁니다
아버지 위해 마지막으로 울음을 오늘 웁니다
편하게 좋은데 가시길 바랍니다
작은 상자에 담겨져 나온 아버지를 난 찾을수 없습니다
80평생 흔적이 작은 상자에 담겨져 내 품에 안겨져 있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는길엔 하얀 벛꽃이 날려 아버지를 위로합니다
하얗게 휘날려 내 발길에 즈려집니다
편히가세요 아버지...사랑했습니다
마지막 아버지 모습을 내가 사랑합니다
걱정마세요 엄마도 나도 잘 살겁니다
이제 울지않고 언젠간 다 가는 길이라 위안할겁니다
향불에 내가 두번절을 하고 돌아서 내려갑니다
편한저 세상을 아버지가 맞이하고 영면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