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죽한 키에 마른 몸을 가진 그녀가 노래를 부릅니다.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눈에 눈물이 핑 돕니다.
내가 안아줄게.. 노래를 마친 그녀를 꼭 안아줬습니다.
그녀는 나보다 세살이 더 많은데 둘째 녀석의 학교 자모회에서 만났습니다.
벌써 2년동안이나 매달 만나 밥 먹고 학교 일을 같이하는 사이에
주변의 속상한 일까지도 들어주며 조언하곤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이들끼리도 친하구요..
그녀.. 티 없는 웃음에 솔직하고 소탈한 성격이라 아무 그늘도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남편 사별하고 혼자 산다 했습니다.
남편이 딴따라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는 동안에도 별로 돈하고는 상관 없는 사람이어서
늘 일을 해야했다고.
그래도 그를 미워한 적이 한번도 없었노라고.
아니, 너무나도 순수한 사람이라 미워할 수가 없는 사람이었노라고
그녀는 자주 말했습니다.
그녀에게 물어봤습니다.
영각이가 그러는데 요즘 유행하는 있을 때 잘해 라는 노래가
옛날에 희배아빠가 부른 노래였다면서요??
그랬더니 3집에 있던 노래래요..
3집??
3집 씩이나??
범상치 않은 것 같아 가수 이름을 물어봤더니
그제서야 말을 하는데 이문성과 야생마의 그 이문성씨래요..
얼굴은 애초부터 모르고 가수 이름까지도 까맣게 잊었지만
벌써 나를 잊으셨나요.. 하는 노래 한소절로 기억되는 그사람.
벌써 나를 잊으셨나요.. 사랑했던 그날..
(모르고)
사랑이 이렇게도 내 마음을 아프게 만들 줄 몰랐어요..
아침내내 어렴풋이 기억하는 이 노래를 나지막히 읊조리고 있어요..
그녀 이쁜 얼굴에 환한 웃음이 자꾸 마음 아파서요.
炅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