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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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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친정도 불편한곳이 되었다


BY 세번다 2025-10-05

명절 전날, 추석을 하루 앞둔 날인데, 다른 해 같으면 명절 음식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을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는 차례를 안지내서  친정에 가져다 드릴 음식만 간단히 만들면 돼서 오전은 그나마 편안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부지런히 잡채, 해물탕, 그리고 새우튀김을 준비했습니다.
친정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시간인 12시에서 12시 30분 사이에 맞춰 가려는 계획이었죠. 나름 바쁘게 움직여 음식을 가지고 도착한 시간은 12시 20분이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가족들이 밥을 거의 다 먹어가는 중이었습니다.
분명히 미리 간다고 이야기했음에도 말이죠.
여동생은 일어나지도 않고 밥먹으면서 "바쁜데 왜왔어" 하며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올케는 "형님 밥 퍼드릴까요"
했지만 알아서 먹으라고 하고 저는 황급히 잡채와 해물탕을 덜어 놓고 새우튀김도 접시에 담았습니다.
저도 밥 한 공기 조금 덜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순간, 제가 마치 불청객이라도 된 듯한 싸늘한 느낌이 저를 감쌌습니다.
남동생은 어디선가 넘어져서 다쳤는지, 얼굴이 퉁퉁 부은 채 옆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안쓰럽지도 않은지 제가 남동생한테 왜 왔냐고 집에서 쉬지 하면서
점심 다 치우고 나면 가라고 했습니다
올케는 괜찮다며 있겠다고 했지만  엄마는 내일 또 올 건데 불편하게 차 타고 다니지 말고 자고 가라며
아들을 보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 모습에 제가 기가 막혀서 한소리 한 것이죠
집에서 편이 쉬게 보내라고 소리를 한 것이죠

여동생은 올케가 온 김에 전 부친다고 동태전 세 팩, 냉동 동그랑땡 두 팩을 잔뜩 꺼냈습니다.
손님을 치르는 것도 아닌데다, 이미 제가 해 간 잡채와 해물탕도 있는데 왜 저렇게 많이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엄마의 욕심으로 항상 명절전임 재는  LA갈비 이십킬로 잰 것이 있는 상황 이죠
동태전 세 팩이면 열 명이 넘게 먹을 분량인데 말이죠.
아마도 하는 김에 해놓고 냉동실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먹을 속셈인 듯했습니다.
그렇게 맛도 없는 음식을 아직도 고집하는 모습에 답답했습니다.
누가 손님으로 많이 오는 것도 아닌데, 그 손 큰것을 왜 못버릴까요'
여동생 역시 이때다 싶어 절대 많지 않다고 많다고 뭐라 하는 저에게 싫은 티를 냅니다
그러면서 엄마의 주 관심사는 옆집 요양원에 들어간 사람 이야기와 그 집 자식들 흉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할머니가 사실 괴팍했던 터라, 일 년에 요양보호사가 세 번 이상 바뀌었고 데이케어 센터에 갔다가도 싸우고 나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할머니 말만 들은 엄마는 제가 아버지를 데이케어센터에 보내려 했을 때 저를 요양원에 보내려는 나쁜 딸로 몰아세웠었습니다.
이제 엄마의 판단력은 많이 흐려진 듯했습니다.
아픈 아들임에도 그저 끼고 바라보고 싶어서 보내려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불편하게 남의 방 침대에 누워있는 아들이 안쓰럽지도 않은 걸까요?
그런 아들이라도 같이 있는것이 좋은가봅니다
여동생은 올케가 와서 설거지를 하고 전을 부쳐주는 것이 마냥 좋은가 봅니다.

정말이지, 속에서 치미는 화를 참기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제가 야단치고 충고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서운하다 못해 언니를 미워하는 제 여동생 의  "왜 왔냐"고 하던 그 싸늘한 표정이 지금도 생각나네요
오늘 일로  이제 친정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동생은 아마 친정을 떠나지 않고,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해주는 사람만 바라며 친정에 또아리를 틀고 살 것입니다.
그런 딸을 두둔하는 엄마, 그리고 아직도 먹던 찌개를 버린다고 난리인 엄마. 그걸 당연시 여기고 한술 더 뜨는 여동생.
엄마는 쓸개가 없어 탈이 나면 큰일 인데도 그 위험을 젊은 딸인 제여동생은 정말 모르는것일까요 ?
아니 그저 설거지 그릇 늘어나고 많이해서 오래 먹어야 편해서 그런것일까요?
내가 탈나는것 아니니 상관없다고 여기는 것일까요?
식중독이 일어날 환경을 만들고 있는데, 그걸 간섭하는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이제는 이 모든 상황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손을 뗄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죠
오늘 하루 종일 속상하고 슬펐습니다.
차라리 늙은 부모님만 계시다면 해드릴 수 있는 일이 많겠지만, 제대로 모시지도 못하는 자식이 버티고 앉아 저를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공격해 대면 갈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아는 지인이 친정엄마가 올케의 학대에도 아들 아들 하는 엄마가 오빠으 집을 벗어나는것을 싫어하해서 친정에 엄마보러 가는것도 속상하다고 했던 적이 있는데 결국 그집은 아들이 노인보다 더 아프고 병들어서 요양원으로 보내졌고 그이후 요양원에 엄마 보러 가는것이 더 편해졌다고 들었죠
그 요양원에서 편하게 밥먹고 하니 엄마도 더 편해졌다고 하는것을 들었습니다
전  올케도 아닌 여동생 때문에 친정 부모님을 뵙는 것조차 불편하게 되어서 저 역시 그 지인과 똑같은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