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국민을 청소에 동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4

고구마줄기 김치


BY 그린플라워 2025-10-05

추석 다음날 초등학교 동창들이 친정 고향집에 일박이일 놀러가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미장원 간지 꽤 되어 컷이라도 하려고 단골미용실에 갔더니 엄마 케어해주시던 요양보호사가 머리손질하러 왔다.
과천에 70억 정도 되는 땅을 가진 이로 의료보험료가 50만원이나 나와서 요양보호사를 했었는데 엄마를 5년이나 돌보다가 뇌경색이 와서 쉬고 있는 중이다.
땅을 그냥 놀려두면 세금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하는 수없이 농사를 지어 하나로마트에 로컬푸드로 납품하고 있는데 뇌경색이 와도 그건 쉴 수가 없어서 아직 농사는 짓는 중이다.
집에 가면 고구마줄기 까서 내일 납품할 것 준비해야 한다고 하길래 내가 도와주기로 했다.
네시간 동안 둘이 열심히 깠는데 4천원짜리 다섯팩밖에 안 나왔다.
인건비 안 나오는 일이었다.
나처럼 까는 것 좋아하는 사람이나 시간보내는 소일거리지 할 일이 못 되었다.
더 해주려고 했는데 극구 말려서 안 깐 고구마줄기 한자루와 말린 토란대 두봉지를 받아왔다.
2킬로는 됨직한 고구마줄기를 까는데 세시간 넘게 걸렸다.
며칠 전 마트에서 산 고구마줄기로 볶음 해 둔 것이 남아있어서 김치를 담궜다.
김치를 담그니 양이 폭 줄었다.
그래도 며칠 밥도둑 노릇 할 것이므로 뿌듯하다.
명절에 할 일이 없다보니 별 짓을 다하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