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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커풀 수술하신 우리 엄마


BY 지니 2001-01-13

"엄마, 할머니말이야, 귀신같애 귀신~~" "이녀석이~?' 둘째아들의 머리를 콩 쥐어박으며 속으로 웃음을 삼킨다 ... 그리고 새카맣게 금그어진 엄마얼굴의 쌍카풀수술자국을 떠올리며,웬지 또 울음이 삼켜진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모두다 저마다 책한권이 넘는 분량의 아픔을 갖고 계시리라. 울 엄마처럼... 젊은 시절의 그 아픔과 힘듬이 이제 주름잡혀 늘어져버린 그 눈까풀 속에 숨겨져 있다.

이제 쌍카풀 수술을 하셨으니 그 아픔과 힘듬이 조금은 펴지셨을까? 아침엔 늘어진 눈꺼풀이 붙어 눈뜨기 어렵고, 웃으시면 내려간 눈꺼풀이 올라가지 않아 한참을 애먹으시던 우리 엄마..

작년 한해는 그 눈꺼풀이 더욱 내려앉은 해였다. 큰딸인 나의 발병, 두아들의 결혼... 무엇보다도,이 딸의 발병이 엄마에겐 더없는 아픔이셨다. 병명도, 치료법도 불분명한 가성종양이 눈 뒤쪽과 뇌부분에 발견되었을때, 난 자신보다 엄마의 아파하심에 더욱 맘이 아팠다..

입원하러 같이 병원에 가면서 울먹이며 하시던 말씀_ "너 나아야해, 그래야, 엄마 쌍꺼풀 수술도 해주지~" 난 그때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코와 잇몸을 뚫고 조직검사를 하는 수술을 부분마취를 하고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나 더 걸려 죽을 고생을 하고 입원실에 돌아왔을때 우리 엄마의 눈꺼풀은 더 내려앉아 있었다..
"괜찮아 엄마..." 그러면서도 흐르는 눈물... 다행히 암이 아니라는 진단에 우린 한시름을 놓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1년동안 6번의 MRI촬영과, 두차례의 방사선치료.. 엄만 그동안 동생의 아이를 봐주시며 받았던 쌈지돈을 아낌없이 내놓으셨다... 괜찮다고 그러는데도...

다행히 지금 난 많이 나아졌고, 두 동생의 결혼도 무사히 치루셨다.. 그리고 새해를 맞고, 이번 1월 8일에 안과에 쌍커풀수술 예약을 하셨다. 우리 4남매는 하얀 봉투안에 모두들 정성을 담아 수술비를 보태드렸다. 내가 나으면 나더러 수술해달라고 하셨는데....

수술하는 날. 3시부터 수술이라고, 난 집에서 수술이 잘되길 기도했다. 수술이 끝난 후 전화통화에서 하시는 엄마의 말씀-"나 40분 동안 수술하는거 하나도 안 아팠다. 너 3시간 동안 수술한거 생각하니까 하나도 안 아팠어..."

그리고 우리 엄마는 울 둘째 아들의 말대로 귀신같은 얼굴이 되었다. 이제 다음주에 실밥을 풀고, 한 달정도 지나고 나면, 우리엄마는 아침에도 쉽게 눈 뜨고, 웃으셔도 내려앉는 눈꺼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시겠지...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그렇게 서 계시기를 눈물로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