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사법연수원 졸업여행을 금강산으로 떠났다.
원래 본인들이 갈 예정이였으나 부모님들과 함께 떠나거나 아니면
본인은 가지 않고 부모님만 보내기도 했는데 우리 아들은 후자에
속했다.
나는 겨울 산행을 별로 좋아 하지 않았지만 아들이 모처럼 권했기
때문에 남편과 함께 떠났다.
아들은 친구와 함께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다.
버스 14대로 나눠 타고 동해로 향했다.
결혼한 연수생은 아이들도 데리고 왔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부모
님들과 이번 여행에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서인지 특별히 실향민
130 명을 초대 해서 칠백여명이 단체가 되어 봉래호는 다른 손님은
받지 않고 연수원 가족만 탔다.
가고 싶지 않은 연수생은 참석하지 않은것 같았다.
동해까지 네시간정도 걸렸다 . 중간에 점심은 강릉 호텔에서 먹었다.
드디어 동해항에 도착 했다. 영화에서만 보던 배를 타고 방 배정을
받았다. 호텔보다 규모는 작은 방이였지만 불편한 점이 없게 잘 갖춰
져 있었고 조그만 두개의 창이 있어 내다 보니 출렁이는 바닷물이
보였다.
문득 타이타닉이 생각났다. 밤새도록 달려서 아침에 장진항{고성}
에 도착했다.
아침을 배안에서 뷔페로 먹고 처음으로 북한땅에 발을 디뎠다.
이땅이 오십년간 올수 없었던 땅인가 믿겨지지 않았다.
나는 이북땅에 친척 한명도 없지만 왠지 마음이 설레였다.
입국심사를 받고 다시 버스를 타고 만물상을 오르려고 한참을 달렸다.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고 했지만 금강산은 내가 본 어느 산 보다고
아름답고 스케일이 컸다.
완만한 길을 가다가 다시 계단을 타고 힘들게 오르며 바위가 여러가지
형상으로 우리를 맞아주고 있었다
힘든 코스를 연세드신 분들도 모두 올라가셨다.
실향민 중에는 전에 한번 오셨던 분들도 계셨다.
한번도 오실 기회가 없었던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 가야 했을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
날씨가 추울 것이라고 걱정을 했지만 의외로 견딜만 했고 차가운
공기는 상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 여름 보다는 겨울등산이 더 나을것 같기도 했다.
산을 내려 오니 오후 세시가 되었다 . 사전에 간식을 준비해 갔기
때문에 점심은 세시에 먹어도 배는 고프지 않았다.
온정각에서 식사를 하고 온천에서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배로 돌아 왔다. 배안에는 여러가지 시설이
잘되어 있었다.
쇼를 관람 하기도 했고 노래 자랑 디스코 대회도 있었는데 87 세된
건강하신 실향민 할아 버지가 어찌나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
시는지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다.
사회자는 연세드신 분에게 점수를 주는것 갔았다 .
물론 젊은 연수생도 상은 탔지만 디스코 대회는 공정 하지 않았다
온갖 마음 고생을 자식과 함께 나누며 고생하신 늙으신 어머님들과
그 자식들을 보며 감회가 새롭기도 ?다 .
내가 탄 버스에는 아이가 초등하교 사학년인 연수생도 있었다.
이제 수료식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마다 가는길은 다르겠지만
노력 한만큼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살아 갈것이라고
생각 했다.
고시바보 라고 일부에서 농담처럼 얘기 하지만 내가 본 연수생들은
형 동생 하면서 분위기도 좋고 재미있는 학생도 많았다.
다음날은 구룡폭포에 올라 갔다.
만물상 코스보다는 오르는 길이 완만 했다. 계곡의 물은 너무나
맑았다.
삼록담은 인삼과 녹용이 흘러 내리는 물이라고 해서 모두들 마시기도
하고 가지고간 병에 담아 오기도 했다.
산 중턱에 영화 { 공동경비구역} 에서 본듯한 북한 병사가 부동 자세
로 서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아름다운 산천을 마음껏 두 눈에 담고 내려와서 다시 온정각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서커스 관람을 했지만 우리는 지난번 서울에 왔을
때 구경 했기 때문에 휴게실에서 북한영화를 봤다.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휴게실로 줄을 지어 들어 왔는데 평양 사람들
인것 같았다.
온정각의 건축양식을 설명하며 냉 난방의 설명도 하고 줄을지어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복장탓인지 어딘지 어두워 보였다.
서커스가 끝나서 다시 버스를 타고 배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나는 감기 기운이 있어 간단한 선물을 산뒤 쇼를 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 왔다.
이제 다시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다.
작은 창으로 출렁이는 물결을 보며 이런 여행도 한번쯤 해 볼만
하다고 생각 했다.
두사람 비용은 백만원쯤 들었는데 아들이 부담했다.
이렇게 해서 삼박사일의 금강산 여행은끝이 났지만 나에게는
어떤 여행보다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